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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Oct 14. 2020

샤갈의 그림은 나태주의 시를 타고.

샤갈과 나태주의 황홀 극치

솔직하고 진실한, 보이는 것 그대로의 감정을 좋아합니다.

그를 만난 적은 없지만, 저는 샤갈이 그런 사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글과 그림에서 느껴지죠.


인생과 마찬가지로 예술에서도 사랑이 바탕이 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르크 샤갈-


샤갈의 그림을 보면 사랑으로 충만한 그의 감정이 그림 속을 가득 채움을 느낍니다.

그의 그림은 아름답고, 원색적이며, 본능적입니다.

그림의 소재도 굉장히 다양하고 아름답지만 그림의 대상보다 색채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사갈의 그림입니다.

Marc Chagall, Artist at a Festival , 1982


샤갈은 평생 사랑을 노래하며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을, 아이들을, 나라를 , 동물을, 꽃을 그리고 세상을 화폭에 옮겨 우리에게 황홀함을 선물합니다.




세상이 노랗고 파랗게,  빨갛게 보이게 만드는 샤갈의 그림.


샤갈을 동경하는 저는

나태주 시인을 좋아합니다.

그의 시는 꾸밈없고 한결같으며, 따뜻하죠.

샤갈의 그림을 보았을 때, 황홀한 분위기와 함께 나태주 시인의 황홀 극치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언뜻 보면 유치 찬란한 내용이지만,

어린아이의 순수하고 솔직한 표현 같은 긍정적인 유치함과 사랑의 마음으로 가득 찬 "찬란함"이 존재합니다.

저는 그래서 이 시를 유치 찬란하다고 생각하지요.


 황홀 극치_나태주


황홀,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함
좋아서 까무러칠 것 같음
어쨌든 좋아서 죽겠음

해 뜨는 것이 황홀이고
해 지는 것이 황홀이고
새 우는 것 꽃 피는 것 황홀이고
강물이 꼬리를 흔들며 바다에 이르는 것
황홀이다

그렇지, 무엇보다
바다 출렁임, 일파만파, 그곳의 노을,
빠져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황홀이다

아니다. 내 앞에
웃고 있는 네가 , 황홀, 황홀의 극치다

도대체 너는 어디서 온 거냐?
왜 온 거냐?
천년 전 약속이나 이루려는 듯.


  

Marc Chagall, Artist over Vitebsk, 1982


오랫동안 널리 알려져 온 진리를 다시 되풀이하는 것은 지극히 인기 없는 짓이 되는 것일까. 즉, 모든 면에서 이 세상은 오로지 사랑에 의해서만 구원받고 있다는 것을... 예술과 관련지어, 나는 여러 번 색채에 대해서 언급해왔다.
색채, 즉 사랑이라는 것을.
-마르크 샤갈-


샤갈이 온전히 추구해온 사랑은 그의 예술 속에서 극치에 이르렀습니다. 그의 색채는 자신의 사랑을 넘치게 표현할 수 있는 증폭제가 되었습니다.

사랑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샤갈의 그림만큼

사랑을 시로 노래한다면 나태주 시인의 시만큼

그것이 도달할 수 있는 극치가 아닐까요.


주저 없이 낭만주의자라고 이야기하는 저는 어떤 날은 흘러넘치는 감성이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남들보다 넘치게 기뻐하고 넘치게 슬퍼하는 것이 피곤할 때가 있죠.

하지만 오늘은,

이러한 충만하고 풍부하며 기쁘며, 차고 넘치는 감정을 누릴 수 있는 제 감성이 행복한 날이네요.


Marc Chagall, La joie, 1955-1957


까무러칠 나이는 지났고

어쨌든 좋아 죽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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