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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Dec 10. 2020

모든 날들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모든 날들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어떤 날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모든 날들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 어떤 날들은 아픈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유난히도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음을 이제야 느낍니다. 어느덧 12월의 열 번째 날이 되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잠시 휴식을 갖는 요즘, 지나가는 날들이 크게 아쉽지 않아 달력을 보지 않았는데, 문득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고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는 것도 알았죠.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좋아요.


유진 드 블라스, The Farewell, 41.5 x 95.4 cm유지


올해에도 많은 일들이, 사건들이, 그리고 인연들이 오고 가고 머무르고 지나갔습니다.

하루하루 제가 좀 더 평온할 수 있음은 지나가는 것들은 다 그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마음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나에게 힘이 되는 노래 가사처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고,

슬픈 이야기들은 나의 탓으로 훌훌 털어버리는 것.


내 삶을 어지럽히지 않게 마음을 지키고 더 여유로운 마음들로 삶을 누린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 요즘입니다. 알았는데, 원래 알고 있었는데 또 알아가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배웠다고 이미 알고 있고 있다고 생각할 때, 또 저만치 멀어지는 삶은 언제나 어렵지만 내가 가진 좋은 마음들과 따뜻한 것들로, 채워갔던 촘촘한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 속 여인처럼 여유 있게 웃으며 페어웰하고 싶어요.  2020년을 보낸 나에게.


그리고 새로운 날들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로렌스 알마 타데마의 <기대>는 언제나 제가 한 해의 마지막 강의 때 항상 소개해드리는 그림입니다.

새해를 기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새해가 기대되지 않는 삶은 너무 슬프잖아요.

그저... 속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울지 않았으면 좋겠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쉽진 않겠지만!


로렌스 알마 타데마, Expectations, 45 x 66.1 cm, Private Collection


남은 2020년을, 2020년의 크리스마스를, 마지막 날을 즐겁게 보내고

또 2021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언제나 삶을 사랑하고 생존하여 살아냄을
긍정하는 것을 멈추지 마십시오

프랑스 철학자 데리다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을 긍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2021년을 긍정하시길,

남은 2020년을 모두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모든 날들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눈물 흘린 그날도

의미 있는 날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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