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철들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
예전 직장상사가 상당히 철학적인 질문을 했었다.
“사람이 사는 이유가 뭘까?”
그 당시 나는 망설임 없이 “행복하려고 사는 거지요”라고 대답하였다. 내 삶의 목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복한 삶을 목표로 삼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즉시 대답할 수 있었다.
나의 상사는 본사에서 높은 위치에 올랐다가 사내 정치싸움에서 밀려 지방으로 사실상 좌천되었다. 그는 많이 힘들어했고 의욕이 없었으며 시간만 흘러가길 기다리는 거 같았다. 뒷모습이 항상 외로워 보였다. 그런 그가 사는 이유가 뭔가 라는 질문을 했을 때 마음이 많이 아팠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다 의도치 않은 논란으로 스스로 사퇴의사를 밝힐 때의 그의 표정은 참 홀가분해 보였다. 내가 봤던 가장 밝은 표정이었으니 말이다.
행복의 사전적 정의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라고 한다.
아마도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그러하였기에 그 당시 삶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지 못하였던 것 같다.
나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왜?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저 나에게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냐며 괴로워하는 순간 행복은 저 멀리 달아난다.
인생에는 누구나 길흉화복이 따르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온다. 크기의 차이가 있겠지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특히나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극복할 방법을 찾기보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태어난 김에 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길흉화복 그중 무엇이든 찾아온 김에 받아 들어보고 이겨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과정에서 극복하는 성취감이 나에게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주어 행복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