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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밍 Apr 17. 2023

나는 잘못된 사람이 아니었는데

요즘 괜스레 부쩍 억울했다

곧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이인데 어린 시절 어른들의 평가가 왜 갑자기 억울한 걸까?


어린 시절의 나는 내가 잘. 못. 된 아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최근 몇 년간 크나큰 일들을 겪으며 이렇게 대범하고 꿋꿋하게 이겨낼 만큼 멋지고 대견할 수가 없는데, 나의 학창 시절의 어른들의 평가는 어딘가 잘못된 아이였다.


곧잘 하는 공부지만, 리더십이 부족하고 발표를 잘하지 못하며 소심한 아이였다.

그리고 착하긴 하지만 예민하고 까칠하고 화가 많은 아이였다. 그래서 심성은 착하지만 못된 아이였다.

이 얼마나 역설적인 말인가.


이런 평가들로 나는 내가 잘못된 아이라고 생각하였던 거 같다.

사회에서 만들어놓은 적합한 표준이라는 기준에서 어긋 지게 억지로 끼워 맞춰진 사람이라고 움츠려 들고 눈치를 보았었다.


그냥 나는 부끄러움이 많고 내향적이었을 뿐인데.

그냥 나는 남들보다 체력이 부족하여 신체적으로 힘들었고 혼자 참고 참다가 어쩌다 한번 표현하였을 뿐인데.


지금 드는 생각은,

어른들이 이해하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을 멋대로 평가 내려 나를 이상한 아이로 만드는 게 자신들의 마음이 편했으니 그렇게 분류해 버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다루기 쉬운 아이들을 좋은 아이로 만들어두면 어찌나 편리한가. 그들도 어렸고(어쩌면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렸을 테니깐) 지금처럼 육아에 대한 정보가 많지도 않았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나도 평생을 줄곧 억울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나에게 그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지만 않았더라도 좀 더 내가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살아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말이다.

자그마한 풀꽃도 자세히보면 이리도 예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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