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치트키, 나의 변화

1. 그때의 나, 그리고 지금 알게 된 것

by 쭈꾸밍

나는 어린 시절부터 아빠와의 갈등이 심했다.

아빠는 자기만의 생각의 틀을 만들어 두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겉돌았고 나는 그걸 견딜 수 없었다.


한창 갈등이 고조되던 시절 만났던 책이 스펜서 존슨의 '행복'이었다.

내가 나를 아껴야 행복해진다는 말, 그리고 내가 행복해야 내 주변 사람도 행복해진다는 말에 펑펑 울고 말았다.


나는 자존감도 없었고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그 못난 자격지심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렀고 나뿐만이 아니라 내 주변도 행복하지 않았다.


그때 내가 변하는 게 다른 어떤 것보다 세상을 빠르게 변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30년은 더 살아온 아빠보다 고작 20여 년 산 내가 바뀌는 게 더 빠르고 쉬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옳았다.

아빠는 이미 수십 년 동안 구축되어온 세상이 견고하여 변화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고 이미 그 세상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쌓아왔기에 아빠 스스로에겐 충분히 옳았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구축해온 나의 세상이 모래성 같은 것이어서 허물고 다시 지으면 되었다.


갈등을 극복한 방법은 아주 쉬웠다.


아빠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포기하였다.

이 얼마나 허무한 방법인가?


아빠의 세상을 지키면서 나도 스트레스로부터 편안해졌다. 우리 둘의 평화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평화를 안겨주었다. 다른 친척들도 나의 미묘한 변화를 눈치채기 시작했다. 내 성격이 많이 둥글어졌다고 하였다.


꽤나 성공적인 방법이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는 같은 방법을 적용한다.

특히 어른들과의 관계에서는 어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그들의 세상에 적절히 맞추어주는 척한다. 그리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은 설득하기보다는 함께 하지 않는다.


이러한 방법은 내가 수많은 낯선 일들을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


나를 둘러싼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치트키는 나의 변화이다.

아니, 주변인들에게 내가 변한 척 나에게 유리하게 적당히 맞춰주는 것이다.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변화라는 치트키를 사용해보자.


가끔은 매운맛이 최고의 치트키! 빨간 맛~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알았던 평범의 오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