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나서 10년이 되기까지, 내 삶의 중심은 오롯이 '육아'였다.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랐던 초보 부모였지만, 아이의 성장에 맞춰 하나씩 배워나갔다.
그때그때 본능에 의지해 아이를 돌봤다. 돌아보면, 아이를 키우며 나 또한 부모로서, 한 사람으로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비록 자유로운 삶은 잠시 접어두었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온 힘을 다해 살아낸 시간 속에서 나는 분명 발전하고 있었다.
'100일의 기적'을 기대하며 버텼지만, 그런 기적은 없었고,
'1년이 지나면 편해진다'는 말에 기대를 걸었지만 걸음마가 시작되자 더 정신없었다.
'말문이 트이면 소통이 되어 편해진다'는 말에 희망을 가졌지만, 귀여운 입담은 점점 귀를 아프게 했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면 여유가 생긴다'는 말도, 각종 행사와 친구 관계로 오히려 더 바빠졌다.
학교에 보내고 나니 이제야 한숨 돌릴까 했지만, 등교시키자마자 또다시 픽업 시간이 되어버리는 정신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육아를 하게 된 지 10년을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조금의 여유'가 생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나'로 살기보단 누군가의 '엄마'로 살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를 책임지는 법, 사랑을 주고받는 법,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까지 배웠다. 오히려 내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마치 갓 태어난 병아리가 처음 본 존재를 엄마로 인식하듯, 아이들은 나밖에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친구들과의 교류 속에서 조금씩 관심이 분산되는 시기이지만, 그 변화는 내가 다시 나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시기가 되었음을 알려준다.
우리가 선택한 삶, 그리고 책임.
그 책임을 잘 해내기 위해 함께 성장하고자 노력했고, 그 과정 속에서 육아는 단순히 아이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부모 역시 끊임없이 배워가고 성장하는 여정이었다.
부모가 스스로의 삶을 가꾸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도 자연스레 그것을 보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으니까.
육아가 잘 되고 있다는 건, 내 삶도 균형 있게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재무, 건강, 감정, 관계까지... 전반적인 안정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니까.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볼 때마다 흐뭇하다.
자기 일은 스스로 챙기고, 학교생활도 즐겁게 해내며, 집에 돌아와 서로의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고, 나란히 앉아 책을 읽는 모습만 봐도 행복이 밀려온다.
이 모든 것이 하루하루 서로 노력하며, 서로를 보고 배우며, 함께 성장해 온 결과이기에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
요즘의 나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큰 감사를 느낀다.
물론 앞으로 나의 갱년기, 아이의 사춘기가 찾아오면 또다시 예측불허의 전쟁이 시작되겠지만,
그 또한 새로운 삶의 챕터이자, 또 다른 성장의 시간일 것이다.
육아가 잘 되고 있다는 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는 뜻만이 아니다.
내가 흔들리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그 사실이 지금 내 삶을 더욱 단단하고 풍요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