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한국에 계신 지인분들로부터 미국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았었다. 생각해보면 미국만큼 큰 부동산 시장이 없고, 지난 20-30년간 지속적인 가치 증가가 있었는 데다가 지금도 해마다 렌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걸 보면 (최근 2년의 미국 전국의 월세 증가율 평균이 25%였다), 할 수만 있으면 사실 모두가 미국투자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간단하게 적어보는 생각나는 몇 가지 방법:
1. 직접 투자한다
그냥 와서 구매를 한다. 이 방법에는 아주 많은 장벽이 있는데 일단 지역과 건물 선정부터가 너무 큰 과제다. 시간을 두고 수집한 정보 없이 뭔가를 사는 것은 리스크도 크고, 산다고 해도 체류를 계속할 수 없으면 사 놓고도 관리가 용이하지 않다. 그래도 이런 부분은 현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는데, 무엇보다도 외국인이 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거의 없다. 모지기를 받을 수 있으려면 신용기록이 우선 필요하고, 최소 2년의 수입 기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모기지를 끼고 사려면 일단 시간이 좀 길게 필요하다. 그래서 외국인 바이어는 캐시가 충분해서 현금 박치기가 가능한 사람들이 주로 들어온다.
2. 플랫폼을 이용한다
CrowdStreet이나 FundRise같은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런 플랫폼에는 투자할 자산을 내가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는 상품도 있고, 내가 돈을 넣으면 전문가가 알아서 투자해서 내 돈을 굴려주는 옵션도 있다. 그런데 개인이 이런 플랫폼 투자자가 되려면 “Accredited Investor”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조건은 최소 개인기준 20만달러 이상의 수입, 부부기준 수입 30만달러, 또는 자산 백만달러 이상 등이 있다. 이렇게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에 제한을 두는 이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재산을 다 쏟아붓고 나중에 찾아와 땅을 치고 울게 될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감당이 안되는 투자를 막기 위해서다. 내가 미국사람이 아니더라도 CPA를 통해 한국의 내 재산 및 각종 요구조건을 증명할 서류만 있으면 투자자가 될 수 있다.
3. 리츠 투자
적은 금액으로 주식처럼 투자할 수 있는 리츠(REIT)가 아무래도 가장 쉬운 방법이다. 미국 REIT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아파트/오피스/쇼핑몰 등으로 세분화 되어있어, 내가 잘 될 거라고 믿는 섹터나 회사에만 투자할 수 있다 (ex. MGP라는 리츠는 MGM이 운영하는, 카지노만 다루는 리츠다). 또는 STWD(Starwood Property Trust)처럼 모든 부동산 타입을 다루는 리츠는, 지금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배당이 10% 가까이 된다. 직접 투자를 하더라도 1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내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큰 고생하지 않고 리츠를 사는 것이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Robinhood같은 주식투자 플랫폼이나 한국 증권사에서도 미국리츠에 투자할 수 있다.
위에 방법은 아무래도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훨씬 용이한 방법이다. 영주권/시민권이 반드시 있어야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SSN(Social Security Number, 주민등록 번호 같은 것)은 있어야 신분 증명 및 각종 서류 진행에 훨씬 수월하기도 하고, 거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불어 지금은 환율이 높은 편이라 한국돈으로는 투자를 시도하기가 망설여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환율이 앞으로 언제 도로 내려갈 지는 알 수 없고, 타이밍에 상관없이 달러를 기반으로 한 펀더멘털(fundamental)이 좋은 자산을 갖고 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fundamental이라고 하는 것은 자산의 “기본기” 같은 것인데, 경제규모가 크고 강대국인 데다가 이민자까지 증가하니 미국 부동산의 기본기가 장기적으로 나쁠 수 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