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essory Dwelling Unit에 대해
개발사, 세입자, 집주인이 셋 다 좋아하기로 유명한 ADU라는 것이 있다. ADU는 Accessory Dwelling Unit의 약자인데, 기존에 있는 단독주택에다가 조그맣게 옆에 붙이거나, 또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설치하는 추가 소형 주택 같은 것이다. 이 유닛은 부모님이 잠깐 들어와 상주하며 육아를 돕거나 할 때도 유용하게 쓰여서 "시댁 아파트"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왜 친정 아파트라고는 안 하고 ㅎㅎ) ADU는 주로 아래와 같이 생겼다.
어떤 최신 ADU들은 정말 럭셔리 별장처럼 생기기도 했다.
누군가 나에게 ADU에 와서 살라고 하면 다소 창고 같은 셋방살이를 상상했었는데, 오히려 작은 오두막 같아서 주변이 나무가 많으면 휴가 나온 것 같은 운치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ADU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당연히 주택가격이 상승해서도 있겠지만, 한 가구당 식구 수가 점차 줄어가는, 핵가족 트렌트가 이어져서 그렇기도 하다. 결혼하는 인구가 점차 줄고 아이들의 수도 줄게 되니 이제는 한 집에 두 명, 또는 혼자서 사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작은 크기로 더 많은 수의 집이 필요하다.
개발사는 비교적 정형화되어있고, 쉽게 올릴 수 있는 단순 구조물이라 이것을 참 좋아한다. 한 편 세입자는 괜찮은 월세에 꽤 아늑한 공간에 살게 되니 나름 좋다.
그중에 역시 가장 좋은 건 집주인이다. 주인은 ADU를 내놓아 월세를 받고, 받은 돈으로 본래 집 모기지까지도 커버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현금 흐름이 추가로 생기면 또 다른 레버리지를 일으켜 다음 집도 사고, 그다음 집도 사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이 방식으로 자산을 증식해 나가는 것을 "하우스 해킹(House Hacking)"이라고 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어떤 사람들은 주택 앞마당에 가지고 있는 RV/캠핑카를 설치해서 월세를 내놓기도 한다. 적은 가격에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은 살 곳을 찾아서 좋고, 집주인은 평소에 놀뻔한 자산을 굴릴 수 있으니 좋다.
물론 나의 주택이 위치한 지역이 이렇게 추가로 ADU를 설치할 수 있는 곳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만 많은 지역에 1인 가구가 증가하니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맨땅에 짓는 것보단 조금은 더 친환경적인 방법이므로 갈수록 많은 지역에서 허용해주고 있는 추세다. 먼 곳에서 손님이 방문하면 주무시고 가실 때도 참 좋을 것 같다.
여기는 땅이 넓으니 이렇게 주택옆에 주택을 더 지어서 집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도 그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토지가 제한적이니 같은 금액이라면 미국 주택보다는 한국 아파트가 좁은 편이고, 그래서 집이라는 아늑한 공간을 누리기가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가 여러모로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긴 해도). 나도 서울에서 쭉 아파트에서 자랐는데, 그것만의 재밌는 추억도 많지만 여기처럼 앞뜰/뒤뜰이 있는 집에서 자랐다면 색다른 경험들이 많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