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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머핀 Nov 18. 2023

하얗고 빨간 그 탑

셀 타워 (Cell Tower)

미국 기관이 주로 투자하는 부동산 타입에는 크게 다섯 가지가 있는데 - 아파트, 오피스, 쇼핑몰, 산업시설, 그리고 호텔이다. 다섯 가지 모두 다 대중이 잘 아는, 어쩌면 매일 가야 하거나 자주 이용하는 그런 시설들이다 (나는 사람의 일상과 가장 맞닿아 있는 아파트 같은 주거공간에 제일 관심이 있고 지금 하는 업무도 그렇다)


최근에는 사람들의 생활이 변하고 다양한 공간의 필요가 생기면서 그 이외의 다른 영역으로도 부동산 투자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직후 장소를 계속 옮기며 사는 노마드를 위한 창고형 공간(self storage)이나, 앞으로 더욱더 커질 노후 케어를 제공해 주는 주거공간(Senior Housing)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그 여러 가지 것 중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고 생소했던 것은 바로 이 "셀타워"였다. 셀타워는 무엇일까?


셀 타워(Cell Tower)는 핸드폰 데이터를 수신/송신하는 철골 탑이다. 우리가 핸드폰을 쓰려면 통신망이 깔려있는 지역에 있어야 하는데, 이 셀타워를 통해 해당 지역에 통신망을 형성할 수 있다. 아래 몇 가지 질문에 따라 더 이야기해 보려 한다.


지나가다가 가끔씩 본 그 하얗고 빨간 탑!


왜 인기가 많은가?  

휴대폰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생활기반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그러니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량은 계속 증가하고, 따라서 통신망을 확장하기 위한 송신탑은 갈수록 더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면적이 크지 않은 나라고 인프라가 전국 각지에 잘 갖추어져 있으니 사실 휴대폰 전파가 안 터지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아직도 문명이 닿지 못하는 허허벌판 내륙지역이 상당히 크고, 그래서 인터넷 및 휴대폰 관련 인프라를 확장해야 할 지역이 아직도 널려있다. 구글에서도 Google Fiber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통신 인프라를 확장하는 비즈니스도 별도로 있다.


어떻게 돈을 벌까?  

이 셀타워를 소유한 회사들이 있다. 주로 셀타워 리츠(REIT)인데, 타워를 SKT와 KT 같은 미국의 통신사에게 빌려주고 그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로 월세를 받는다. 그런데 대개 이렇게 월세를 내기로 계약서를 작성할 때 주로 기본 햇수가 20년이다. 그러니 20년 동안 통신사에게 땅과 셀타워를 빌려주면서, 리츠회사는 렌트를 꼬박꼬박 받을 수 있다.


왜 전망이 좋을까?  

통신사업은 애초에 아무나 쉽게 일으킬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므로 각 나라마다 주로 통신을 담당하는 회사는 2-3군데로 한정된다. 그러니 독점률이 너무 좋다. 불황이나 호황도 상관없다.  사람들이 소비를 줄인다고 전화기를 안 쓰지는 않으니(특히 요즘처럼 핸드폰 없으면 못 사는 세상에서!) 망할 일이 없다.

통신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진다. 분명히 2G 폰을 쓰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 3G에서 4G, 그리고 5G까지 나날이 속도가 향상되는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스피드의 개선이 있을수록 기존 타워가 커버할 수 있는 영역 범위가 다소 좁아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계속 이렇게 더 빨라지는 데이터 통신망을 원한다면 결국 셀타워가 더 필요한 구조가 된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딱히 관리해야 할 만한 뭔가가 별로 없다. 집처럼 수도가 고장 나면 고쳐줘야 할 필요도 없고, 여러 세입자가 상주해 있는 바람에 민원이 자주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유지보수 비용이나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 송신탑은 인적이 드문 곳에 떨어져 짓는 것이 지금까지의 방식이었지만, 더 작은 사이즈의 탑으로 건물 옥상에 올릴 수 있는 형태로 더 개발되고 있다. 빌딩을 가진 사람이라면 셀타워를 설치해서 시내 통신망도 넓혀주고 월세도 받을 수 있겠다. 아 근데 그러려면 건물을 먼저 가지고 있어야 되는군...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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