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과 연초에는 항상 새해의 부동산 전망에 관한 수많은 회의와 세미나가 기다리고 있다. 보는 사람마다, 기관마다 관점은 다르지만 각자 나름의 전망이 있어야 계획을 짜고, 한 해의 액션 플랜을 만들 수 있으니 당연하기도 하다. 그래서 고요한 연말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일터로 복귀하자마자! 이메일 수신함에 떨어지는 수없이 많은 시장 전망 리포트를 한 장씩 훑어보며 새해 첫 주를 열었다. 역시 공부는 끝이 없군 ㅎㅎ
2024년의 미국 부동산 시장은 다음 세 가지 메시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1. 금리 환경이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미국 연준 (FED)의 기조가 작년 11월 말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연준의 목표는 언제나 다음 두 가지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는 것이다: 인플레를 막는 것과 실업률을 낮게 유지하는 것. 둘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둘 사이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바다.
연준은 22년 초부터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렸지만, 이것이 계속 지속될 경우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2년 가까이 고금리 환경에 있다 보니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잡히는 것 같아 보이고, 따라서 이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거라는 결정을 내렸다. 24년에 정확히 언제 금리를 낮출지는 아직 모른다. 대부분은 하반기부터 4-5 차례에 걸쳐 낮출 거라는 예상이 많다.
이 이야기인 즉, 돈을 빌리는 비용이 앞으로 증가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데다 심지어 내려갈 것이므로 돈을 빌려서 자산을 사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덜 해진다. 그러면 사람과 기업은 모기지를 빌려 부동산을 더 산다. 거래가 활발해지고 시장 참여자가 많아지면 거래 가격도 상승한다.
2. 어느 부동산 타입이 가장 전망이 좋을지는 잘 모른다.
아파트, 오피스, 산업시설, 창고 등 여러 가지가 빌딩의 형태가 있지만 그중에 무엇이 제일 잘 될지는, 사실 누구도 확답을 주지 못한다. 아파트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주거공간이므로 모든 종류 중 가장 수요가 탄탄하기는 하지만, 공급량 또한 많기도 하다. 오피스는 재택근무가 제대로 정착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도 코로나 이전만큼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직원을 최대한 나오게 하려는, back to office를 다시 이루려는 기업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어떤 종류의 부동산이든 지역에 따라 전망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결론을 성급하게 내리려고 하는 것보다는 어떤 요인이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지켜보는 게 맞다. 결국은 사람들이 어느 곳에서 어떤 삶의 방식으로 살아갈지, 인구의 이동과 생활 방식이 전망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3. 책임 있는 투자(Responsible Investing)는 매우 빠른 속도로 중요해지고 있다.
책임 있는 투자는 친환경, 평등함 등을 강조하는 방식의 투자를 말한다. 이 문제를 얼마나 진심으로 신경 쓰느냐는 더 이상 고민거리가 되지 않는다. 이제는 의무적으로 RI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분위기다. 때에 맞게 우리 회사도 올해부터 약 ~$100M(1300억) 정도는 반드시 RI 관련한 전략에 투자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같은 부동산 개발을 하더라도 수자원을 절약하는 공사방식을 택하고, 친환경 인증 완료된 재료를 사용하는 기업과 일을 더 하게 될 것이다.
빌딩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거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기후 변화에 아주 부정적이고 적극적인 일조를 하는 분야다. 이를 줄이려는 전 세계적인 차원의 노력이 있고 혜택이 있는 한, 관련 일을 하는 사람에게 돈이 흘러갈 것이다.
그런데 그래서 이것이 나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한국에서 보았을 때는 태평양 건너의 미국 일이긴 해도, 기축통화를 가진 강대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변화는 나비효과처럼 다른 기타 나라에도 영향을 준다. 여기서 몇 년 살아보니 다른 것 보다 미국의 가장 좋은 점은, 바로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는 것이다. 이민자의 줄은 끝이 없고, 새로운 비즈니스는 계속 생기고 성장한다. 꾸준한 경제성장이 있고 안정된 자산 증식이 가능한 나라다.
그래서 우리가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든 트렌드를 읽으며 그에 맞는 투자처를 찾아가야 한다. 돈이나 자산은 결국 절대적 가치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잘 유지되거나 상대적으로 더 상향할 수 있도록 흐름을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