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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머핀 Mar 23. 2024

1분기 미국 부동산 업데이트

일터에서의 핵노잼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관련 글을 이곳에 한동안 쓰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간 내가 지루한 것을 꽤 잘 견디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일이 많아서 힘들 때 못지않게 일이 없을 때의 그 무료함과 쓸모없어지는 기분을 견디는 것도 별로다. 진짜로 직장에서 즐거움을 찾기는 애초에 불가능한 것인가? ㅠㅠ


왜 지금 노잼일 수밖에 없냐면, 미국 부동산이 아직도 얼어붙어 있어서 그렇다. 22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아서 그런지 아무도 뭘 하지 않고 망설이고 있다. 그렇다고 인플레가 딱히 잡혔다는 신호도 보이지 않으니 상반기에는 금리가 내려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러니 지금 이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고 경기가 어떻게 될지를 지켜만 보는 눈치게임을 하는 중이다.


내가 하는 이 직업이 돈을 버는 원리는 이렇다: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매입해서 필요한 업그레이드를 하고, 그에 맞게 렌트비를 올리고 가치를 상승시켜 차익을 남기고 파는 것이 포인트다. 다르게 말하면 사고파는 거래 자체가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물론 가지고 있는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 있기는 해도). 그런데 지금은 거래가 너무 없다. 예상으로는 하반기부터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몇 차례 낮출 것이라 하니 그때부터는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본다.


이렇게 심심할 때 하기 딱 좋은 것은 바로 열심히 읽기다. 리서치 회사들이 제공하는 각종 최신 정보가 담긴 시장 조사 리포트를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 불평불만이 있긴 해도 무엇보다 회사원으로 있으면 받는 큰 혜택은 이것 같다: 내 돈을 쓰지 않고 최신 정보를 왕창 끌어다 볼 수 있음! 올해 첫 3개월 동안 읽은 내용을 몇 문장으로 요약해 보면 이렇다.


부동산 가치가 22-23년간 하락해서 거의 바닥에 도달했고, 이제 다시 올라갈 시점이 되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이런 신호는 평소에 들여다보는 각종 지표나 인덱스의 움직임으로 주로 파악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미래는 역시 아무도 모른다.

오피스는 여러 지역에서 여전히 빈 공간을 채우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 시카고 같이 산업시설에 대한 수요가 많은 지역은 기존에 사무실로 지었던 빌딩을 산업시설로 전환하기도 했다. 최근에 Allstate이라는 보험사의 본사 사무실을 창고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관련기사 링크)

도심에 있지 않은 사무실 건물은 낮고 넓게 퍼져있어서 창고용으로 전환하기도 적절하다


아파트는 어찌 되었던 그럭저럭 잘 돌아가고는 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수요도 있고 대체로 사정이 나쁘지는 않다. 그렇지만 운영 비용(인건비, 보험료 등)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니 건물 소유자도 월세로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이제는 웬만한 규모 이상의 회사들은 각자가 소유한 빌딩의 기후 관련 자료 - 온실가스 배출량 등- 와 관련 리스크에 대한 공시의 의무가 생겼다. 아마 2026년쯤부터는 시행이 될 듯하다. 심지어 상장기업이 아닌 개인 회사도 포함이다. 이런 의무는 주로 SEC에서 결정하는데, SEC(U.S. Securities and Exchanges Commission)는 증권거래위원회로 금융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감독한다. 미국의 금융업은 역사가 길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기 때문에 SEC가 관리/감독을 하는 수준이 아주 어마무시하다. 보고하는 내용을 조금이라도 위조하거나 숨기면 감옥에 가거나 인생이 망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기후문제가 이제 SEC도 관여할 정도로 중요해졌다는 것.


여튼 그래서 요새는 시간 여유도 있고 자료도 충분하므로 가끔씩 이렇게 읽은 내용을 계속 요약해서 올려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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