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 쓴다 또 쓴다

by 영영

지워내기 위해

쓴다

쓴다

또 쓴다


활자를 마신다

병째로

날것으로

날 것의 문장들로 위장이 부풀어 오른다

말이 아니라

덩어리다

문장이 아니라

살점이다


너의 살, 너의 눈, 너의 잊혀지지 않는 — 것

나는 삼킨다

문장, 너, 감정,




내 안에서

너는 문장이 아니다

부패다

응어리다

고름이다

나는 도저히

기억을 소화하지 못한다

터진다

터지고

토해낸다





문장들이

목구멍을 할퀴며

뿜어져 나온다


너다

피다

글이다

기억이다

토사물이다


나는 이제야

너를

다 썼다


이제야

조금

텅 비어졌다


그런데 왜,

아직도 너의 뼈 하나쯤은

내 안에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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