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는 얼음처럼 얼어 있었다.
나는 천장에서 매달린 포크로부터 흐르는 시간을 바라보며,
내 무릎 위에 쌓인 구름을 털어냈다.
승무원은 혀로 균형을 맞추며 걷고 있었고,
내 앞좌석에는 이름을 잃은 사내가 앉아
창밖에 붙은 자신의 얼굴을 떼어내려 애쓰고 있었다.
기압은 감정을 압축했고,
나는 속눈썹 사이에 갇힌 한 통의 편지처럼 숨죽이고 있었다.
착륙 안내방송이 흐르자
좌석 아래로 말들이 떨어졌다.
미처 말하지 못한 말들, 삼켜진 말들,
기내식을 고를 때조차 고르지 못했던 말들이
비닐 포장지를 뚫고 튀어나왔다.
비행기의 바퀴가 활주로를 긁을 때,
나는 내 심장이 원래 네모났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 세상은 둥글기엔 너무 각져 있었고,
나는 착륙이 아니라 추락 중이었다.
기내 조명이 꺼졌다.
빛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저마다의 꿈에서 내렸다.
어떤 이는 나무가 되었고,
어떤 이는 자리를 벗어난 어깨뼈가 되었다.
나는 아직 창문에 붙어 있었다.
눈꺼풀이 닫히지 않아, 자꾸만 밖을 보게 되었다.
땅은 다가오고 있었다.
가까워질수록 현실은 점점 더 투명해졌고,
나는 그것을 붙잡을 손이 없었다.
비상구 앞에 선 한 여자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륙은 환상이고, 착륙은 의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내 고개는 창밖으로 빠져나가
다시 하늘 위로 날아갔다.
착륙 후, 나는 내 몸을 찾지 못했다.
모두가 일어나 짐을 챙겼지만
나는 아직도 좌석에 눌린 그림자 속에 남아 있었다.
방금 전까지 나는 하늘에 있었다.
누군가의 옆자리에서, 허공을 눌러 앉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속으로만 소리치는 채,
그렇게 무사히 떠밀려왔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착륙이 아니라
한 번도 끝나지 않은 비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전히, 하늘을 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