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사랑했기를 바란다
나는 그걸 사랑이라고 불렀다.
누가 뭐래도, 나는 그랬다.
그게 숨을 막든,
피를 토하게 하든,
나는 그렇게밖엔 할 수 없었다.
사랑이 원래 그런 거라고
믿고 싶었고
그래야만 했고
그래서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랑이었다고 우겼다.
나는 너를 파고들었고
너는 잠겼다.
나는 너를 감쌌고
너는 없어졌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네가 나를 사랑했기를 바란다.
아주 조금이라도.
단 한순간이라도.
그래야 내가 사람이었을 테니까.
그래야 이 사랑이
짐승의 먹이욕이 아니라
그저… 사람이 사람을 원했던 이야기였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
그러니 묻지 마.
왜 그랬냐고.
그게 사랑이었냐고.
아니면
그저,
살아남으려 했던 나였냐고.
나는 끝내
사랑을 입에 문 채
너의 마지막 숨결을 베고
잠들고 싶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