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변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건 다짐이었고, 성격이었고, 어떤 고집이었다.
아니, 애초에 나는 그런 걸 다짐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냥 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그건 단단한 것.
딱딱해서, 깨질 땐 소리가 날 줄 알았다.
나는 기다렸다.
변화가 찾아오면 무언가 ‘쾅’ 하고 부서지는 줄 알았다.
금이 가고, 조각이 튀고, 내가 놀라서 무릎을 꿇고
아, 하고 말할 줄 알았다.
그건 드라마였다.
나는 내가 그런 장면의 주인공일 줄 알았다.
그런데
변화는 조용했다.
한 방울, 두 방울.
바닥도 없이, 색도 없이.
물처럼, 혹은 냄새처럼.
나는 스며드는 걸 몰랐고,
몰랐다는 걸 알지도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거울을 봤다.
습관처럼, 확인하듯이.
나는 나였다.
눈도 그대로, 입술도 그대로,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얼굴.
그런데 이상했다.
너무 그대로여서.
그 여전함 속에 무언가 어긋나 있었다.
나는 그 어긋남을 잡으려 했고,
잡히지 않는 걸 오래 바라보다가
결국 눈을 떼었다.
그게 변화였다.
소리 없이 지나가는,
깨지지 않은,
파편도 남기지 않는 변화.
나는 지금도 스스로를 본다.
변하지 않은 얼굴 속에서,
조금씩 낯설어지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익숙한 얼굴로 살아가는 일이
의외로 견딜 만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