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라고 말하면
귀를 닫을까 봐
입술은 접혔고
혀는 침묵을 삼켰고
‘괜찮아’는 내장이었다.
삼켜진 감정이 아니라,
내장을 감춘 포장지.
당신의 마음에 들기 위해
= 나의 모서리를 갈았고
= 나의 눈동자를 희석했고
= 나의 슬픔을 비밀번호로 감췄다.
(문 앞에 선 건 당신이었는데,
잠긴 건 나였다)
난 거짓말쟁이 사랑을 해
사랑이라 썼지만
사랑이라 부르면
혀가 베인다.
진짜 말은 목구멍에서 썩고
예쁜 말들만
뱉어냈다.
사랑?
사람이란 탈을 쓴
말의 껍데기였다.
사랑은 거짓말이었고
거짓말은 예절이었고
예절은 체념이었고
체념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