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에서

초록의 간격

by 구매가 체질

늘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세상은 내게 질문을 던진다.

저만치서 켜지는 저 초록의 점,

너의 조급함은 얼마만큼이냐고.


뛰어가는 몇몇의 뒷모습은

놓쳐선 안 될 기회라 속삭이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저 빛은 영원하지 않으며

어둠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성급하게 발을 구르는 대신

숨을 고른다.

세상의 속도에 나를 맞추는 대신,

내 안의 호흡을 믿어보기로 한다.


하나의 신호를 보내는 것은

또 다른 신호를 맞이하는 일.


나는 그 짧은 간격 속에서

뛰어가지 않아도 괜찮은 삶의 방식을 배운다.

저만치, 다시 켜질 푸른 희망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묵묵히 내 보폭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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