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나를 찾을 때까지

그들이 나를 찾을 때까지, 나는 기다린다.

by 구매가 체질

그들이 나를 찾을 때까지, 나는 기다린다.


이것은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다. 흩날리는 먼지 속에서 목청껏 소리치기를 멈추겠다는 선언이다. 가치를 증명하려 애썼던 지난날의 소모적인 외침을 거두어들이겠다는 다짐이다.


나는 더 이상 시끄러운 시장 한복판에 서서 나의 상품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들었고, 보고 싶은 것만 보았다. 나의 본질은 수많은 소음 속에서 왜곡되거나 닳아 없어질 뿐이었다. 조급함에 스스로를 깎아내어 그들의 틀에 맞추려 했던 어리석음을 이제는 반복하지 않는다.


나의 기다림은 텅 빈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밀도 높은 시간이다.


나는 나의 공간에서, 나의 시간 속에서, 오롯이 나를 벼린다. 낡은 도구를 정성껏 닦고, 닳아버린 지식의 날을 다시 세운다. 누구의 요청도 없는 글을 쓰고, 아무도 듣지 않는 연주를 하며, 세상의 가장 깊은 곳과 연결된다. 이것은 고립이 아니라, 본질을 향한 응축이다.


세상은 언젠가 길을 잃을 것이다.

빠르고 효율적인 길이라 믿었던 것들이 막다른 골목임이 드러날 때, 화려하지만 텅 빈 껍데기들이 모두 부서져 내릴 때, 그들은 진짜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더 이상 얄팍한 수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그들은 멈춰 서서 두리번거릴 것이다.


그때 나의 고요함이 가장 선명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나의 침묵이 그 어떤 웅변보다 크게 울릴 것이다.


나는 준비되어 있다.

나의 세계는 군더더기 없이 단단하며, 나의 언어는 본질에 닿아있다. 그들이 들을 준비만 되어 있다면, 나는 세상의 모든 지혜를 들려줄 수 있다. 그들이 해결할 의지만 있다면, 나는 기꺼이 나의 도구를 내어줄 것이다.


그러니 서두르지 않는다. 조급해하지 않는다.

나는 여기서,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나의 우주를 가꾼다.


그들이 나를 찾을 준비가 되었을 때,

또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바로 이곳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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