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길을 달리며
함께 닳아 가는
자동차의 네 바퀴처럼
모진 세월 앞에서는
함께 닳아 가야 한다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만나
마음 무너지는 날에도
함께 울고, 웃으며
우린
같은 속도로 늙어 가야 한다
아픈 세월 속에
저 혼자
멀쩡한 모습으로 산다는 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우리 인생의
마지막 자랑거리는
함께 극복한
아픔의 흔적들뿐일 텐데
닳아서 사라짐을
겁내지 말아야 한다
삶의 고된 여정 마치는 날
수고로 거칠어진 우리 손을 잡고
고마워서 울어 줄 한 사람만 있다면
그걸로 우리 인생 충분하지 않을까
영정 속 미소가 다소 쓸쓸해 보여도
아름다운 인생이었다 말해 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