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4월 28일, 금요일
대구시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 사고
영남중학교 앞 사거리
7시 52분, 하필이면 아이들 등교 시간
고막을 찢는 굉음과 함께 사라진 43명의 아이들
아수라장이 된 교실에 뛰어 올라가
아이들 출석을 확인하고
등교하지 못한 아이들의 이름을 칠판에 적어 놓고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다,
아이들이 뛰어오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하나하나 이름을 지워 가던 악몽 같은 그날
끝내 지워지지 못한 이름을
차가운 영안실에서 발견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던 그날
병원 영안실로 다니시다
늦은 저녁 학교로 돌아오신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 영정 앞에서 엉엉 소리 내어 우셨던 그날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교정 한 모퉁이에 세워진 추모관의 이름은
세심관(洗心館), 마음을 씻는 곳
30년이 지난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들을 가슴에 묻은 부모들은
봄꽃이 활짝 핀 교정을 지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세심관을 찾아왔다
새봄이 와도 돌아오지 않는
살았으면 사십이 넘었을 영정 속 아이들은
오늘 아침 복도에서 마주친 얼굴처럼
낯설지 않은 미소로 해맑게 웃고 있다
자식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돌아서는
부모들의 모진 아픔을 아는 듯 모르는 듯
4월의 교정은 신록으로 여전히 푸르기만 하고
운동장엔 아이들의 활기찬 음성으로 가득한데
여태 마음을 씻지 못한 부끄러운 교사는
녹슬어 가는 세심관(洗心館) 동판에 새겨진
낯익은 아이들의 이름만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다
1995년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상인동 도시 가스 폭발 사고로 교사 1분과 43명의 학생을 잃어버리는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아직도 4월 28일이면 매년 추모관으로 부모님들이 찾아 오십니다. 참척의 아픔은 세월 가도 지울 수 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