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인가 싶었다.
푸르렀던 잎들이 금새 황금빛으로 물들더니 이내 낙엽이 되었다.
그러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에 긴옷을 찾아 입어야했다.
푸르른 하늘이 잿빛으로 물들고 어스름 저녁이 되었을때 나와 아내는 별가람역 상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나는길에 붕어빵 장수를 보았다.
기온으로 긴옷으로 떨어지는 낙엽으로 가을을 알아 차렸지만 붕어빵은 이미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전령과도 같았다.
모락모락 오뎅국물의 온기가 피어오르는 리어카에는 갈색 붕어빵이 연방 익혀져 나왔다.
가을을 기대하는 설렘처럼 몇몇 사람들이 주문을 하고 차례를 기다리며 주인장의 빵틀 손놀림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팥이 듬뿍 들어간 붕어빵과 팥을 싫어하는 딸을위해 슈크림 붕어빵을 주문하고 나도 기다리는 행렬에 끼어 같이 한곳을 바라보았다.
어두육미!
난 머리쪽을 아내는 꼬리쪽을
뜨거운 붕어빵을 호호 불어가며
산해진미 부럽지않은 붕어빵을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참지못하고
베어 물었다.
가을이 입안으로 팥내음 가득안고 퍼져 들어왔다.
올 겨울 찬바람이 사그라들자 사라졌던 붕어빵이 다시 등장한것이다.
내년 겨울이 지날즈음 약속이나 한듯 사라질 붕어빵!
또 한번의 겨울을 나는 붕어빵과 함께 나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