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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Jun 10. 2023

아! 에스메랄다 게이샤

신이 내린 커피 에스메랄다 게이샤!

에스메랄다 게이샤를 마시러 가다.


한창 커피에 빠져 오로지 커피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우연히 만나게 된 커피는 운명이었는지 블랙홀처럼 빠져들게 되었고 급기야 도장 깨기 하듯 야금야금 커피 분야를 하나하나씩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어느 카페에 앉아 저기 보이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직접 다뤄보고 내가 직접 커피를 내려보고 싶다는 열망은 마치 운전 면허증을 가진 초보운전자가 핸들을 잡고 싶어 하는 마음과 같았다.


그 열망을 삭이지 못하고 나는 늦은 나이에 나를 불러주는 이 없다는 걸 익히 알던 터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봉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행히 그 열망에 부합하여 나는 명동 가톨릭회관 1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2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다시 논현동 어느 카페에서 2년을 봉사활동을 하고 불광동 50+센터 1층 카페에서 명예점장도 2년간 했었다. 그사이에 나는 전광수 선생님에게서 드립과 로스팅을 배우고 나무탬퍼 이지훈바리스타로 부터 라테아트를 배우고 뉴웨이브에서 커핑을 배우고 랩씨앤씨에서 센서리를 배우고 로스팅 대회도 나가서 상도 타면서 나는 내 인생에 커피라고 하는 인연을 더욱더 공고히 하는 작업들을 해 나가고 있었다.

커피가 왜 그리도 좋았던지 커피를 배우는 일이라면 열일 마다하고 찾아다녔고 에스프레소 맛을 찾아 카페도 참 많이도 순례를 했었다.


그렇게 5년 동안 커피를 배우고 또 배우면서도 늘 커피에 목말라하며 지내고 있던 때였다.

아내와 함께 늦은 밤 함께 티브이를 시청하는데 커피 얘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마주하게 되었다. 둘 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넋 놓고 보고 있는데 과테말라 어느 농장에서 수확한 생두로 바로 로스팅을 하고 그리고 바로 내려서 마시는 장면을 보는 순간 난 이미 과테말라로 날아가고 있었다. 커피 농장에서 마시는 커피 맛은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흥분되는 시간들이 나를 정신 못 차리게 흔들어 놓았다. 가야 되겠다! 꼭 가야지! 기필코 커피 농장에서 커피를 마셔보리라... 그렇게 다짐을 했었다.


그러고는 뉴웨이브 유승권 로스터에게 생두산지를 갈 기회가 되면 꼭 나를 데려가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리하여 커피플랜트 인솔자와 함께 중남미 12일 커피산지 투어를 드디어 떠나게 되었다. 그때의 설렘과 기대는 소년시절 소풍 가기 전날의 설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어른이 된 이후 맞이하는 최고의 설렘이었다.


LA에서 1박을 필두로 도착하자마자 커피투어를 시작했고 당시 핫하다는 블루바틀과 인텔리젠시아, 지앤비 등 여러 카페를 다니면서 원도 없이 에쏘를 들이켰었다. 산미 있는 커피를 워낙에 좋아하는 편이라 웬만한 신맛은 맛있게 먹는데 LA 어느 커피점에서 마신 에쏘는 정말이지 몸을 부르르 떨게 할 만큼 강한 산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에는 아직 산미 있는 커피에 대한 호감도가 거의 없는 편이었지만 조만간 내가 좋아하는 산미 있는 커피가 한국을 점령하리라 예상했었다.


그렇게 이틀의 시간을 보내고 우리 일행은 다시 비행기를 타고 따라주 커피로 유명한 코스타리카 산호세로 향하게 된다.  이제 드디어 산지 농장을 방문하는 기대에 찬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산지 투어는 파나마 게이샤 농장을 방문하며 최고조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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