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는 매년 전 세계적 작가들을 가파도로 초대하여 작품활동을 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외국 작가 6명과 국내 작가 3명을 초대하였다. 더운 여름에 들어와서 온갖 고생(?)을 하며 작품을 준비했는데, 그 결실을 발표하는 오픈 스튜디오를 열었다. (19~20일 날 오픈된다.) 외부인들에게 공개하기 전에 작가들 스스로 자축하는 자리에 초대받아 그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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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 스스로 마련한 음식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며 풍성한 식사시간을 갖고, 각기 작업한 스튜디오를 둘러보며 작가들의 해설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김환희 작가의 통역을 통해 작가들의 다양한 세계를 구경한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기회였다.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이렇게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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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작가이기도 한 김환희와 Felix Victor는 가파도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버려진 것, 죽은 것, 닳고 닳은 것들들, 그리고 사이에서 다시 생명을 이어가는 것들을 모아 작품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영국작가인 William Derrell은 자국에서 3D 프린터를 공수해 와 바다생물(특히 해조류)과 육지생물(지네와 거미)을 소재로 환상적인 동적이고 입체작품을 제작하여 전시하였다. 젊은 나이의 패기가 느껴지는 작가다. 태국작가인 Saroot는 가파도에서 죽은 거북이를 소재로 시작하여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떠올리며 초혼과 진혼을 하는 샤먼적 작품을 영상에 담아 제주도의 샤머니즘과 태국의 샤머니즘적 상상력을 합쳐 작품을 만들었다. 일본 사진작가인 Yagi Yuna는 바위 사이에서 거북손이나 따개비 등이 서식하는 것처럼, 버려진 스티로폼이 마치 생명체인 것처럼 바위에 끼여 틈에 맞게 자신의 몸을 변형해 가는 것을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 모습은 마치 사회에서 사회적 조건과 환경에 맞춰 자신의 삶의 모습을 변형시켜 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편베틀로 천을 직접 짜는 직물 작품활동을 주로 하는 차승언 작가는 외부에 일이 생겨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전시해 놓은 것만으로도 뭔가 근사한 직물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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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진, 설치 등의 조형예술을 하는 작가들이 모여서 오픈 스튜디오를 했지만, 가파도에는 시와 소설 등의 작품활동읊 하는 김해자와 Y Ban이 있다. 이들이 가파도에서 창작한 시작품은 액자에 넣어 전시되었다. 가파도민의 육성으로 읽었으면 좋겠을 김해자 시인의 시와, 시와 그림이 같이 그려진 Y ban시인의 시는 나중에 그 의미를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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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를 마치자마자 참석해서 뭐라도 들고 참여해야 하는 이들의 전통을 따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다음번에 회라도 한 접시 대접해야겠구나 생각한다. 이번 달이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는 작가분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본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 이들의 미소로 훈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