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뿔도 없지만, 욕심은 있다.

나도, 잘 벌어먹고 살고 싶다.

by 김방찌



꾸준함이 어렵다.


뭐든 시작은 잘하는데 끝까지 해내는 일이 거의 없다.

회사도 두 해를 넘기기 힘들었고, 연애도 길어야 1년 반.

지금은 결혼해서 몇 년째 같이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내 안에 있던 “나는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문장이 사라진 건 아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괜찮은 척, 허세도 잔뜩 부리지만,

혼자일 땐 나 자신이 정말 쓸모없게 느껴질 때가 많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끈기도, 오기도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한다.

그나마 좋아했던 것들도 막상 시작하면 금세 마음이 툭, 하고 꺼져 버린다.




커피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내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막연한 로망도 품었었다.

망설이다가 카페에서 일해본 적도 있는데,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버거웠다.

결국, 겨우 한 달 만에 도망치듯 그만뒀다.


이것저것 다른 것도 더 해보기는 했다.

그때마다 기대는 있었지만, 결과는 늘 아쉬웠다.




그럼에도 나는, 쥐뿔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는 나는,

너무나 속물스럽게도 '그럴듯한 사람'이 되고 싶다.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커리어우먼,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늘 여유롭고, 스스로에게도 당당한 그런 사람.


현실은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있고,

일은 안 하고 있으면서 계속 뭔가 해보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항상 포기하는 모습만 봐온 엄마의 웃음 속에는 ‘얘는 또 하다 말겠지’하는 못 미더움이 숨어 있는 것만 같다.


나도 잘 벌어먹고 살고 싶다.

나도 “우리 딸이 요즘 이런 거 하고 있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딸이 되고 싶다.

누가 봐도 괜찮은 사람, 아무도 걱정하지 않게,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럴듯해지고 싶다.

멋진 직업, 능력 있는 사람, 당당한 태도-

그런 걸 가져야만 나도 떳떳해질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도 여전히 그런 마음을 가진 나를 부끄러워하고 싶지는 않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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