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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조커 Sep 12. 2018

대한민국에서 취준생으로 산다는 것

청춘의 봄이여 오라

KBS '명견만리'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일자리 구조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표현한 적이 있다.  학생, 주부,  군 입대 등을 제외하면 경제활동 인구는 62명이며 이 중 3명은 일할 의사는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실업상태다.

15명은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3명을 제외한 12명은 자본금 1억원 미만의 생계형이다. 나머지 44명은 회사에 고용되어 월급을 받는데, 14명은 비정규직이고 30명은 정규직이다. 이 중 500대 상장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3명이며, 최정상의 30대 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단 1명이다.


주요 대기업의 경우 단 1%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에 들어가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연봉이다. 대기업의 신입사원 연봉은 중소기업보다 평균 2배 정도 높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만 한다면 무조건 좋은것일까? 나는 3곳의 대기업에 근무하며, 많은 사람들이 살인적인 업무강도, 잦은 야근, 실적압박 등을 겪으며 힘들어 하는 것을 봤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만 한다면
무조건 좋은것일까?

업무강도가 낮고 오래 다닐 수 있는 공무원이나 공기업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거기도 경쟁률이 높은 건 마찬가지다. 창업을 하자니 돈이 없고, 특별히 자신있는 아이템도 없다. 그럼 지금 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도가 높을까? 현직자들과 대화를 해보면 100% 자신의 일에 만족한 사람들이 없었다. 무서운 얘기가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열망하는 직업을 이미 갖고 있는 현직자들은 불만들이 많다. 월요일병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는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취준생들은 도대체 어떤일을 해야할까?

2009년 호주의 퀸즈랜드 관광청은 '세계 최고의 직업'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해밀턴 아일랜드의 섬지기를 공개 모집했다. 섬지기는 해변가 저택에 6개월간 머무는 대가로 1억 5천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주요업무는 주로 섬에서 놀면서 그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고, 동반자 1인까지 초청하는 것을 허용 했다. 이 공고를 보고 , 전 세계에서 34,000명이 지원을 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영국인 벤 서덜이 뽑혔다. 그렇다면 벤 서덜은 세계 최고의 직업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행복했을까?


6개월이 지나고 벤 서덜은 한 인터뷰에서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빼고 하루 18~19시간을 일했다고 했다. 6개월 동안 47개의 영상일기를 만들었고, 250개의 언론 인터뷰를 했으며, 730번 이상 트윗을 하고, 2,000장이 넘는 사진을 업로드했다. 75,000  단어를 사용한 60개의 블로그도 올렸다. 6개월 동안 하루도 쉴 수 없는 자유를 박탈당한 삶이었다는 것이다.

벤 서덜의 얘기를 들으며, 진정으로 원하는 일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는 27살에 금융권을 시작으로 33살에 3군데의 대기업에서 근무한 흔하지 않은 경력을 갖을 수 있었다. 이직을 할 때마다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답을 찾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내게 정말 어울리는 직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등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끊임없이 질문하며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나는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어떤 분야든 100% 만족할 수 있는 직업은 없다는 것이다.  해밀턴 아일랜드 섬지기처럼 자신만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거나 다른 직업과 비교를 하는 일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원하는 일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첫걸음은 우선 나를 아는 것이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아는 과정을 생략하면 미생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자신의 강점을 살려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하고, 그게 경쟁력이고 내게 행복과  만족을 주는 길이다.

주변을 보면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참 많다. 겉으로 보면 멀쩡하지만, 다들 마음속으로 폭풍과 천둥 몇개씩을 안고 있는 경우도 많다.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며, 지금가는 길을 포기하고 쉬운길을 가고 싶은 유혹이 들것이다.


고요한 듯 보이나,
마음속으로 폭풍과 천둥 몇개씩을
안고 있는 사람들

꿈을 포기한 채 쉬운 길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 외롭고 힘들다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을 했다고 생각 해보자. 결혼 후 수많은 난관들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서로 사랑하고 간절히 원해서 결혼을 해도 힘든 순간들이 많다. 취업도 마찬가지다. 취업 후 위기는 100% 온다. 이때 어설프게 취업한 사람들은 퇴사를 하거나 직장에서도 인정받지 못한다. 반면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앞으로 내가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행복한 내일을 위한 내 일을 찾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나는 왜 취업을 하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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