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 사이에서

겨울을 견디며, 봄을 맞다 - 은혜로 지나는 계절들

by 세라비


겨울이 길던 봄이었다.

하지만 끝내 봄은 왔다.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햇살은 어느새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간간이 내리던 봄비가 그치고,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작은 싹 하나가 긴 침묵을 견디며 조심스럽게 세상과 인사를 나눈다.


모든 기다림에는 끝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끝은 결코 절망이 아님을.

4월의 풍경은 조용히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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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이 맞닿는 자리


이 봄날, 우리는 장례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그것은 슬픔만을 담은 이별이 아니었다.


주님 품으로 돌아가는 영혼을 보내는,

천국 환송의 예배였다.


죽음은 끝처럼 다가오지만,

믿음 안에서는 새롭게 열리는 시작이다.


영원으로 이어지는 문턱 앞에서,

우리는 눈물 속에도 소망을 품었다.


모든 끝은 또 다른 시작과 맞닿아 있고,

그 모든 길목마다 하나님의 은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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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가 머무는 시간들


여러 일이 있었지만,

봄방학은 조용하고 충만하게 흘러갔다.


미술관의 고요한 풍경 속을 거닐며 하나님의 세계를 묵상했고,

딸아이의 콘퍼런스에서는 하나님이 이끌어오신 아이의 빛나는 성장을 바라보았다.


프리스쿨부터 중학교까지 작은 커뮤니티,

서로를 아는 이들 속에서 선명히 보였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 아이를 키워오셨는지.


남편과 선생님과 감사의 말을 주고받던 순간.

정말이지, 이런 날이 오다니.


너무 크게 울며 학교를 힘들어했던 그날들이 아직도 선명한데,

하나님은 신실하게 인도해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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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봄방학 동안,

주일학교 리트릿, 사랑하는 자매와의 저녁 자리,

그리고 먼 길 끝에 돌아오신 선교사님과의 만남까지.


하루하루가 스쳐 지나간 날이 없었다.

모든 만남과 순간마다

주님이 심어주신 작은 은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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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는 날에도 움트는 생명


개학 후 돌아온 학교는 여전히 분주했다.


매일 이어지는 행사들과 과제들 속에서도

주님의 손길을 의지하며

작은 긴장과 설렘을 감사로 바꾸어 나간다.


한국학교 또한 4월의 여러 일정들 가운데

대외 행사들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주님의 인도하심 덕분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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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체력이 고갈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도저히 살아날 것 같지 않던 마른 가지에서도

연한 순이 움트듯,

주님께서는 내게도 계절마다 다시 피어나는 은혜를 허락하신다.


나는 믿는다.

나의 약함 속에서도

주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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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물드는 5월을 기다리며


이제 5월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 피어나는 초록 잎처럼,

내 마음에도 새 소망이 다시금 물들기를 바란다.


다가오는 날들 속에서도

끝과 시작 사이에서 흔들리기보다는,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더 깊고 단단히 내 안에 뿌리내리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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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 사이에서, 다시 서다


계절이 바뀌고, 삶이 흘러가도 변치 않는 진리.

주께서 항상 함께하신다는 약속을

오늘도 마음 깊이 품는다.


나는 끝과 시작 사이에서 조용히 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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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이사야 40:8)


그 신실하심이

나에게 진정한 위로와 소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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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피어나는 봄처럼.

그렇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감사와 소망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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