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테라스에 갇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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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양치를 하다가 홀린 듯이 2층 테라스로 나가서
습관적으로 문을 꼬~옥 닫았다.
잠금상태로...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갑자기 등골이 오싹!
핸드폰도 안에 있는데..
혹시 방 창문이 열려 있을까?
열어보지만,
그.럴.리.가.
다급하게 구해 줄 사람 없나 두리번거리는데...
순간 뉴스에서 보았던 각종 기사내용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테라스에서 몇 시간째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나의 모습이
눈앞에서 아른아른거렸다.
수많은 감정이 기차 객실 지나가듯 줄줄이 지나갔다.
당황, 후회, 부끄러움, 걱정, 불안, 수치, 두려움, 공포 등등.
그냥 2층에서 마당으로 뛰어내릴까 생각도 했다.
정말 인간은 궁지에 몰리면 이성이라는 것이 마비되는 것일까?
그 이후 근거 없는 희망으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옆집, 아주머니가 마당으로 나오셨다.
(핸드폰 없이 창문도 없는 화장실에 갇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나마 야외가 보이는 테라스에 갇힌 나 자신, 만만세???!!! ^^)
아주머니를 발견하고 든 나의 생각,
'아! 나는 살았다!'
"아주머니! 여기요! 여기요!"
다급하게 몇 번 불렀더니 아주머니께서 돌아보신다.
"저 여기 갇혔어요."
"책방선생님은 어디 계세요?"
"지금 출타 중이시고요, 제가 며칠 책방을 보고 있는데,
여기 갇혔어요... "
"아! 알겠어요."
아주머니, 출동하신다.
드디어 문이 열렸다.
"죄송합니다, 아니 감사합니다!"
구세주 같은 아주머니의 등장으로 나는 금방 자유를 얻었지만,
대신에 창피함을 얻었다.
연신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를 번갈아 굽신굽신 인사를 드린다.
아! 정말 다행이고, 정말 창피하다.
올해의 망신살은 이것으로 퉁!
하루동안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니...
그래도 이제 어둠이 내리고,
저녁도 먹었고,
밥을 조금밖에 안 먹는 고양이 그레는
낮에는 빈둥빈둥 잠만 자고,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더니
저녁 먹고 나서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도 이제 퇴근!!!
잠시, 책방지기 2일 차,
끝.
잠시, 책방지기 3일 차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