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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매를 잡다 / 권선애

by 권선애

물매를 잡다


권선애



빠져나갈 구멍 없어

솟아버린 도시에서


기울지 않기 위해 시간을 받쳐놓고

낮은 곳 흐르기 싫어 제자리를 지킨다

겨루다 썩어 가는

눈치 빠른 속마음


고이는 날들까지 섞이고 한데 뭉쳐

맴돌아 평평한 목소리 빌딩 속을 역류한다

속말의 무게만큼

넥타이 졸라매면


명치끝이 꽉 막혀 범람한 지난밤은

아무리 쓸어내어도 한쪽으로 쏠린다




ㅡ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산실 발표지원 선정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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