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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는 씩씩 바지는 펄럭 / 권선애

by 권선애

치마는 씩씩 바지는 펄럭


권선애



커다란 책가방 넘어질 듯 등에 메고


나팔바지 입은 아이 걸음마다 펄럭펄럭

바람도 뒤꽁무니를 떼쓰며 따라간다


터진 치마 사이로 파고드는 졸린 눈


안아달라 업어달라 치마 끝을 잡는 동안


스타일 구겨질까 봐 하이힐은 더 꼿꼿하다


꽃보다 예쁜 엄마 그림자처럼 씩씩해서


야단 한 번 안치고 빈틈없이 키워도

범벅된 눈물 콧물은 엄마 치마에 쓰으윽




ㅡ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산실 발표지원 선정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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