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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선애 Oct 22. 2024

수繡많은 날들

수繡많은 날들


권선애



바늘귀에 돋아나 모란이 피어났다

손끝 닿은 화단에 오래전 박힌 계절     

봄 새운 수많은 시간 

눈썹 밑이 깊어졌다


꽃으로 태어나서 피지도 못한 당신

저 홀로 찌르는 곳 아픔으로 만개하면     

비단실 나비가 되어 

마디마디 쓰다듬었다


촘촘하게 새긴 꽃잎 닮아가는 그 얼굴

열두 폭의 날들은 병풍 안에 그대론데     

좁은 방 구순의 몸이 

한 땀 한 땀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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