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직원 표창장 수여식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도서관에 혼자 떨어져 있다 보니 복지관의 각종 행사 소식이 사서에게까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종무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도 전날 퇴근하면서 듣게 되었다.
한 해의 마무리를 잘하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자는 형식적인 행사일 거라 짐작했는데 이 복지관에서는 종무식 때 우수 직원에게 표창장을 주는 시상식도 겸하고 있었다. 복지관 홍보 담당 직원이 만든 영상을 같이 시청한 후 관장님께서 시장 상을 수여받게 된 직원에게 표창장을 전달하면서 복지관 우수 직원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며칠 전 제출한 직원 평가서가 성과상여금 지급이 목적이 아닌 우수 직원 표창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종무식 당일에서야 알게 되었다. 사회복지사가 메인이 되는 종합사회복지관 내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사서가 상을 수여받게 될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남의 잔치에 머릿수 채워주는 들러리가 되었다는 생각에 서러움이 밀려왔다.
3등 상부터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는데 몇 달 전 시장 상을 받은 직원의 이름이 불렸다. 여러모로 기관 안팎에서 상을 받는 사람은 정해져 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2등 상의 수상자를 호명했다. 얼마 전 사회복무요원에게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권해 확진자를 색출한 공로가 있는 직원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대망의 1등 상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1등에게는 3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전 직원이 긴장한 것 같았다. 맨 뒤에 앉아 내가 생각했던 유력한 몇 명의 후보들을 지켜보고 있던 차에 갑자기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얼떨떨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기쁜 마음으로 앞으로 나가 상장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하게 내가 상을 수여받게 되어 모두가 당황했을 거라 짐작했는데 부장님께서 친절하게 전 직원에게 내가 1등인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실적을 100%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용자 수치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여러모로 기관 홍보 및 이용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기 때문에 1등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동안 내가 한 모든 노력에 대해 아무도 알아줄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누군가에게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시상식이 끝난 후 도서관으로 따로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넨 직원도 있었고 지나가면서 누구보다 기쁜 얼굴로 내가 상을 받을 줄 알았다고 말해주는 직원들도 있었다. 단지 스스로 느끼는 뿌듯함과 보람으로 일을 했던 것뿐인데 상까지 받아본 적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