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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라벤더 향을 뿌립니다

부드러운 전환에 필요한 한 가지

by 위시

현대인의 삶엔 ‘부드러운 전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 중 전환을 맞이하는 순간은 자주 발생합니다. 잠에서 깨어나 아침을 맞이할 때, 휴식을 취하다 작업을 시작할 때,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일과를 마치고 집 안에 들어왔을 때,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할 때... 우리는 고작 하루 안에서도 무수한 시공간적 경계를 마주하고 몸과 마음, 행동과 분위기를 전환해야 할 자리에 놓이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강제로 내던져지다시피, 억지로 떠밀리다시피 말이지요.


그러한 모든 순간에 시간을 들여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전환의 의식을 치를 수는 없지만, 최근 시도해 본 전환의 의식이 하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전환의 의식은 바로 잠자리에 들기 전 룸스프레이를 두 번 뿌리는 것입니다. 밤이 되어도 형광등을 환하게 밝히고 이런저런 일을 하는 현대인은 좀처럼 몸과 마음을 저녁으로 데리고 오지 않습니다. 활발히 활동하던 낮의 리듬에 고정이 된 채, 잠에 들기 직전까지도 밝은 빛과 휴대기기의 블루라이트에 노출되어 있다가 내던져지듯 잠에 들지요. 일과를 마친 후 잠자리에 들기 전 내 몸과 감각을 휴식을 취하는 밤의 모드로 전환하는 것, 불면증을 다스리고 보다 편안한 잠에 드는 것은 제가 오래도록 고민하던 과제였습니다. 그러다 무인양품에서 오일 룸스프레이 시리즈를 발견했습니다.


세 가지 향 중에 제 마음을 건드린 것은 라벤더 향을 베이스로 한 ‘꿈(DEEP SLEEP)’ 제품이었습니다. 마침 일상 속 다양한 감각을 자극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책을 읽던 중이었는데, 그 안에서 숙면을 도우는 라벤더 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라벤더 향이 정말로 숙면에 효능이 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좋은 향이 주는 위로와 기쁨은 부정할 여지가 없으니 제 저녁에 그 사물을 한번 들여보기로 했습니다. 아직 낮처럼 깨어있는 몸과 마음의 리듬을 저녁으로 전환시키고 싶을 때, 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이불에 누워 뿌려 볼 심산으로요.


밤에 뿌리고 있는 무인양품 룸스프레이, 꿈.


그렇게 일주일째 밤이 되어 휴식의 모드에 들어가고 싶은 순간이면 무인양품 룸스프레이를 두어 번 뿌립니다. 발향이 오래가는 편은 아니지만, 향을 뿌리는 행위를 함으로써 이제부터 휴식의 모드로 들어간다는 것을 몸과 마음에 부드럽고 다정하게 인식시키고 있습니다. 자기 전 훅 맡는 라벤더 향이 좋아, 아침에도 하루의 시작을 상쾌하게 할 수 있는 향을 뿌리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무인양품은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하기에 좋은 ‘새벽(GOOD MORNING)' 룸스프레이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향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하는 기능뿐 아니라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전환의 기능도 톡톡히 합니다. 각 공간이나 시간대에 어울리는 향을 뿌려주는 것만으로 우리의 감각은 부드럽게 그 향이 이끄는 무드 속으로 스며듭니다. 일상이 왠지 투박하게 느껴진다면, 향을 이용한 일상의 다양한 전환의 의식을 치러보는 건 어떤가요? 하루 두 번, 아침과 저녁만이라도 충분합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는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 향을, 잠자리에 들기 전엔 긴장을 이완시켜 주는 향을 뿌려봅시다. 몸과 마음의 리듬이 훨씬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오늘의 기본> 2023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본은 늘 중요합니다. 나다운 중심을 지키는 오늘의 질서가 되어 줍니다.

일상 속에서 문득 느꼈던 소소한 깨달음과 교훈, 생활의 규칙과 태도 등 삶을 더욱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라이프마인드(Lifemind)'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본의 작가 마쓰우라 야타로 씨가 일상에서 느꼈던 생활의 힌트들을 틈틈이 기록한 <생활의 수첩>에서 영감을 받아 연재하는 시리즈입니다. 우리 함께 나다운 기본을 찾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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