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2025.12.5.
이파리를 털어낸 나뭇가지에
하얀 솜뭉치처럼 첫눈이 가볍게 쌓였다.
첫눈은 밤새
세상을 하얗게 색칠해 놓았다.
아침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려 하는데
전화가 왔다.
아파트 현관 나갈 때 조심하시라.
강아지도 조심시키라.
길에 염화칼슘 뿌려진 데는
강아지가 걸으면 안 된다고,
이런저런 주의사항이 날아왔다.
밤새 내린 눈은 일찌감치 사람들의 발걸음에 눌린 곳도 있었지만,
누군가의 발자국이 찍혀 있는 곳은
그 사람의 하루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표시 같아
괜스레 따뜻하기도 했다.
길가의 가로수는
겨울나기를 준비하듯 꼿꼿하게 서서
흰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었다.
강아지를 안고 공원으로 나갔다.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눈 소리가
아침 공기를 깨우는 듯했다.
마치 우리도 첫눈 풍경의 일부가 되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출근길도 조심조심
발걸음을 느리게 옮기고 있었다.
겨울이 이렇게 문턱을 넘는다.
누구에게나 잠시 멈추어
하얀 숨을 고르게 만드는 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