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은 길이요, 함께 오를 약속이다.
집 앞 공원 소나무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를 담았다.
오후 6시의 역광이라서 담쟁이가 잘 표현되었다.
식물은 물과 흙을 지향한다.
하지만 이 녀석은 물 한방울, 흙 한줌 없는 벽과 나무 가지에 까만 점같은 뿌리를 내리며 기어 오른다.
먼저 생긴 잎이 나중 생긴 잎을 끌어 당길까
나중 생긴 잎이 먼저 생긴 잎을 뒤에서 밀을까
어쨌든 함께 쭉쭉 뻗어 나간다.
쉽지 않는 인생
살면서 숱한 벽을 만난다.
하지만 벽은 또 다른 길이 된다.
담쟁이 잎과 같은 사람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함께라서 오늘도 버틴다.
다음은 경주 칠불암 입구 마을에서 찍은 담쟁이들이다.(2025. 5.31)
신정고등학교 교정 담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