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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일 Mar 05. 2023

공부가 즐거우려면?

지식쌓기, 질문하기, 탐구하기, 함께하기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 不亦說乎兒)

배우고 때때로 익히지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 첫 문장이다.

    

공자는 배움(學)과 익힘(習)이 즐겁다고 한다.

배움은 지식을 누군가로부터 전수받는 것이고, 익힘은 스스로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란 무엇인가?

    

첫째, 지식을 쌓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책을 읽고, 교사의 설명을 듣는다. 최근 웬만한 지식은 인터넷이 알고 있다는 이유로 지식을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내 머리에 지식이 없고서는 필요할 때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창의성은 새로운 생각이 아니라, 기존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지식이 있어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둘째, 질문하는 것이다. 학문(學問)을 한자로 풀이하면 배움은 묻는 것이라는 말이다. 또, 질문(質問)은 본질을 묻는다는 의미이다. 우주는 무엇으로 구성되었는가?라는 질문이 철학의 출발이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 수학, 논리학을 모두 포함한다. 지식을 쌓았으면 그 지식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지식에 대해 왜?, 만약에?, 어떻게? 를 질문하는 것이 공부이다.

    

셋째, 탐구하는 것이다.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이 탐구이다. 탐구는 필요한 것을 조사하여 찾아내거나 얻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파고들어야 한다. 관련 분야의 책이나 논문을 읽는 것, 실제로 가서 관찰하는 것, 실험하는 것이 모두 탐구이다. 즉, 탐구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이처럼 공부는 지식을 배우고, 질문하며, 탐구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부터 현대 노벨상 수상자들까지 모두 이런 방법으로 공부했다. 기존 지식을 외우는 수동적인 공부로만 절대 공부의 즐거움을 알 수 없다. 배운 내용에 질문하고, 스스로 탐구하여 해답을 찾았을 때의 기쁨이 바로 공부의 즐거움이다. 


그런데 왜 지금의 학교에서는 첫 번째인 지식을 쌓는 것만 할까? 산업혁명과 급격한 인구 증가 이후 공부는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는 도구로 변질되었다. 그래서 줄 세울 수 있는 지식만을 학교에서 가르치며 평가한다. 그 결과 공부는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전락되었다. 질문과 탐구가 빠진 공부는 수동적이고, 암기식 공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다음 단계로 나가야 한다.


공부의 단계는 논어의 다른 구절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널리 배우고 뜻을 독실히 하며(지식 쌓기)

절실한 심정으로 묻고(질문하기)

가까운 것을 미루어 생각하라(탐구하기)


다음은 논어 두번째 문장이다. 

유붕이 자원방래 하니 불역락호(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여기서 친구는 학문을 나누는 친구이다. 배움은 함께하는 친구가 있을 훨씬 즐겁다. 66일 글쓰기 챌린지를 하면서 모두가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그리고 친구와 생각을 나눌때 제대로 배울 수 있다. 비슷한 말이 성경에도 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한다(잠언 27:17)


철은 친구이고 날카롭다는 것은 지혜를 말한다. 지식은 책에서 배우지만, 지혜는 사람에게서 배운다. 유대인이 짝과 질문으로 토론하는 이유이다. 


<공부의 즐거움>

1. 지식쌓기

2. 질문하기

3. 탐구하기

4. 함께하기


공부는 남보다 낫기 위함이 아니고

어제의 나와 다르기 위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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