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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일 Sep 21. 2023

아침 식사 명상 - 맛과 식감에 집중하기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삶의 목표여야 한다.

명상의 핵심은 현재,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몸과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호흡 명상은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면서, 혹 잡념이 들면 그러한 상태를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에 마음을 가져오는 것이다. 요가와 명상을 함께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요가를 통해 신체 각 부위의 미세한 당김과 이완을 알아차리고, 감각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일상이 모두 명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늘 아침은 먹는데 집중해 봤다. 이전에는 식사하면서 유튜브나 TV를 보거나 FM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 가능한 음식 고유의 맛과 식감에 집중하려고 했다. 아침은 가능한 자연식으로 한다. 


계란을 삶고, 그 시간에 상추와 고추, 케일을 씻었다. 사과와 자두, 고구마를 냉장고에서 꺼내고, 견과류를 그릇에 담았다.


먼저 상추를 씹었다. 가장 부드럽고 편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상추는 두 잎 정도를 된장없이 생으로 꼭꼭 씹어서 먹으면 쌉쓰레한 맛이 난다. 이어서 사과를 한 입 베어 먹는다. 상큼한 향이 퍼지고 아삭한 식감이다. 입안 가득 침이 고이면서 식욕을 돋군다. 


고구마는 한 번에 에어프라이에 15분 돌리면 겉바삭 속촉촉한 군고구마가 된다. 한 번에 많이 구워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침마다 두 세개 꺼내 먹는다. 크기는 작아도 밤고구마라서 알지다. 텁텁한 식감에 자칫 잘못 넘기면 목이 메인다. 그때는 과즙이 많고 새콤한 자두를 한 입 먹으면 쑤욱 내려간다. 늦여름부터 가을에 수확하는 추희자두는 과육이 부드럽고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라서 요즘 즐겨먹는다. 


케일은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푸드로 녹황색 식품 중에서 베타카로틴이 많아서 눈 건강에 좋다. 봄에 심은 케일이 학교 텃밭에서 아직 자라고 있다. 아래쪽 짙은 잎은 먹지 않고 가운데 새순이 아이 손바닥만해지만 따서 먹는다. 꾸준히 먹은 탓인지 지금은 20년 넘게 쓰던 안경을 벗어도 먼 곳이 잘 보이고, 가까운 책도 잘보인다. 오늘은 방울토마토가 빠졌는데 방울토마토, 상추, 케일은 일년 내내 챙겨 먹는 채소다. 


풋고추는 텃밭에서 끝물이다. 여름내내 가운데 손가락보다 훨씬 큰 풋고추를 끼니마다 먹었다. 껍질을 계속 씹다보면 믹서기처럼 갈려서 입안에서 사라진다. 가끔 꼭지 부근의 매운 맛에 혼나기도 한다.


삶은 계란에 소금을 살짝 뿌려 씹으면서 흰자위와 노른 자위의 맛과 식감을 구별해본다. 흰자유는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고, 노란 자위는 약간 텁텁하다. 짭쪼름한 소금 맛이 혀의 미각을 살린다. 


견과류는 브라질너트, 볶음캐슈넛과 아몬드, 호두, 건크린베리가 함께 들어있는 하루한줌견과 한봉지에 별도로 아몬드를 몇 알 추가해서 먹는다. 특히 아몬드를 어금니로 아그작 씹은 후, 잘게 부서지면서 입 안 가득 맴돌 때 고소한 맛이 참 좋다.


마무리로 입속 찌꺼기를 청소할 겸 남은 사과 반쪽과 자두를 먹는다. 눈을 지긋히 감고, 새콤달콤한 여운을 느껴본다. 



이렇게 아침을 먹는 시간은 30분이다. 아침을 자연식으로 몇 개월 째 먹으니 무엇보다 변이 좋아졌다. 그리고 얼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요즘 식사를 대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인스탄트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살면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먹고 자는 시간이다. 먹고 자는 것이 살기 위한 수단이어서는 안된다. 이 두가지를 잘하기 위해서 나머지 일을 하는거다. 일을 하고 운동을 하는 것도 맛있게 먹고, 잘자기 위해서이다. 먹고 자는 일을 다른 일에 양보하면 안된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삶의 목표여야 한다.

잘 먹고 잘 자려면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고, 마음이 편해야 한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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