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아이랑 공원에 갔다. 그날따라 이 더위에 오래 서 있는 것이 힘들고 체력이 딸렸다. 밤에 계속 잠을 못 자서 더욱 그런 것 같았다.
"키즈카페 같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이 좋아요. 여긴 앉을 곳이 없어서 오래 서있기가 힘드네요"
그랬더니
"운동 좀 해, 젊은애가 왜 힘들어"
이러시는데... 운동할 시간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웠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운동하고 싶다.
일하거나 애보거나... 내 삶은 둘 중 하나다.
애 재우고 나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누워있게 되고 잠들어버린다. 운동하러 나갈 기력이 없다.
애 낳기 전엔 몰랐다.
운동하고 싶으면 언제든 운동하러 나갈 수 있고, 졸리면 언제든 잘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이었다는 것을...
공감받고 싶었는데...
"일하고 애보느라 잠도 못자고 운동할 시간도 없고... 힘들구나... 다음엔 앉을 수 있는 곳으로 가자"
이런 말 들었다면 모든 피로도 풀리고 마음이라도 좋았을텐데...
"운동 좀 해"
그 말이 내 평생 상처의 말이 될 것 같다. 나도 운동해서 체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운동이 너무 하고 싶은데도, 일하느라 애랑 있을 시간이 부족하니... 되도록 일 없는 날엔 애랑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나도 애 안 보면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데... 육아하느라 내가 늘 소외되고 외면 당하고 이해 받지 못하고 건강도 나빠지고... 내가 참 안쓰럽다.
내가 의지가 약하고 게으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