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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아볼 용기

사랑, 용서 그리고 기도

by 유우미


최근 저와 비슷한 이를 만났습니다. 꽤 어둡게 보낸 유년시절부터 가정을 이뤄서도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3살 어린 동생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 만나 성경을 읽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변한 게 없지만 조금씩 달라져가는 자신을 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분도 약을 끊은 지 거의 한 달쯤 되어간다 하는군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모임 가운데 저희 둘은 한 팀이 되어 그 이후로도 자연스럽게 삶을 나눴습니다. 이번 주제는 남편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분은 남편의 행동 때문에 화가 난다고 했고 저는 남편의 말 한마디 한 마디로 상처를 입었다 했습니다. 둘 다 남편에 대한 속앓이 했던 것을 털어는 놨지만 이야기하던 중 '용서'에 대한 단어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기도해 봐요"라고 제안했습니다. 누군가 이 상황을 본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었겠지만 전 그때의 선택을 두고두고 기억하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많을 거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제가 용서와 기도라는 방향으로 나아갔던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은 사실 타인으로부터 왔다가보단 자기 자신에게서 만들어진 것 일 수 있기 때문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상태를 확인하게 되었는데 우리 둘 다 사랑의 마음이 메말라 있었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 어느 정도 차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화를 품지도 마냥 속상해하지도 않았을 것 같기 때문였습니다.


상대가 나의 뜻대로 원하는 행동으로 맞춰주긴 어려울 테고(사람을 바꿀 순 없기에) 또 당장에 바라는 모습대로 뿅 하고 나타나주긴 불가능할 걸 잘 알기에 우리는 기도를 택했습니다. 바로 우리의 마음밭이 사랑으로 가득 채워지길 말이죠.


최근 연예인 화사 씨의 이야기 중, 한 가지 제 맘을 울렸던 게 있었는데 바로 '다정함도 체력이다'라는 것였습니다. 우리는 모두에게 다정하길 원하지만 사실 그렇게 살아가긴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마음자세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그 다정함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체력! 이전에도 몸과 마음의 균형이 늘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던 적 있었는데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칠 것 없어 또 말해봅니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밭을 기도하며 사랑으로 채웠다면, 육체적 몸 또한 건강함을 유지해야 비로소 타인에게 줄 수 있는 다정함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처럼 살아가며 타인과의 관계는 어쩔 수 없는 감정으로 이끌리게 되지만(좋든 싫든 부정적 감정이 들 수 있다) 결국 자신의 감정상태가 어떤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회는 결국 자신에게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게 되고 더욱더 나은 자신으로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헐뜯기만 하다 보면 상대도 그 상대를 마주하는 자기 자신도 비참하다 여길 텐데, 오히려 그 사람이 내 곁에 있기 때문에 자신을 좀 더 알게 되고 부족했던 필요를 채움과 동시에 보다 더 사랑하고 용서할 줄 아는 성숙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했고 헤어졌습니다. 웃으면서요.

그리고 저는 남편에게 톡을 남겼습니다.

어제 자신에게 해줬던 이야기(왜 그걸 기억 못 하냐, 네 물건에 대해서 넌 왜 책임지려 하지 않느냐, 좀 더 관심을 갖고 관리했으면 좋겠다)에 대해서 "따끔한 조언 고마워"라고 말해줬습니다. 당신 덕분에 자신이 좀 더 나은 사람이 됐다면서 이번 기회로 좀 더 책임감 있는 삶을 배우게 됐다면서 말이죠.


어쩌면 얕은 대화가 불씨가 되어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할 수도 있는 상황였지만 오히려 사랑의 감정이 내 맘을 채우고 용서와 기도의 행함이 서로 간의 감정을 다독여줘 타이밍 맞게 불어온 평화의 바람은 모든 것을 잠잠하게 만들어줬습니다.


(그날 남편은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 아이와 놀아주고 셋이 나란히 앉아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점점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도 이와 반대적 마음 때문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대의 진심을 이해보단 왜곡된 시선으로, 서로를 향한 사랑과 용서의 감정마저 메말라지면 결국 자신의 것만 강조하다 못해 자연스럽게 갈라설 수도 있겠구나 생각됩니다.(물론 다른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요)


그래서 우리는 자신을 지키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타인의 이해를 구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먼저 계속 돌아보고 돌봐야 할 것입니다. 환경과 상대를 탓하기보다는 나의 관점을 나의 시선을 나의 생각을 나의 행동을 바꾸다 보면 결국은 자신을 비롯한 주변이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작이 두렵다면, 시작해 볼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길 권면해 드립니다.


일시적 문제 해결이 아닌 잠시 어딘가로 피하려는 모양도 아닌 오히려 먼 훗날의 자신의 모습, 그땐 그저 둘 다 감정이 서툴러 사랑과 용서로 배워갔음을 추억 삼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전 오늘도 기도할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

함께 행복의 길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

사랑의 마음으로 용서의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작가님께도 권해드립니다.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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