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돌아가시겠습니까?

부록 1

by 외딴별

당신에게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실수 하나를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를 통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다만 현재까지도 후회하고 있는 자신의 실수 하나를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과거의 변화로 인해 예측할 수 없이 변화된 현재의 후폭풍을 감당하실 자신이 있으십니까? 이 질문에 나는 "네, 돌아가겠습니다"라고 답하려고 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나는 '한 가지' 과거에 얽매어 과거로 돌아가지 못해 안달이었다. 지금은 다행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에 집착하지는 않지만 만약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여전히 돌아가고 싶다. 21년의 봄으로.

나에게 21년 봄이란 다가오는 인연들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해였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당시 나의 주된 목표는 공부보다도 인간관계였다.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여러 친구들을 사귀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내성적이고 어리숙했던 그때의 나는 다가가는 것을 항상 망설였다. 봄은 시작의 계절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시작하곤 한다. 그리고 내 주위의 학생들도 새 학기를 맞아 나에게 다가오곤 했다. 하지만 나는 이에 제대로 된 반응도 하지 못하고 봄을 떠나보냈다. 그리고 '바라던 일을 용기가 안 나서 실패'한 후폭풍은 엄청났다. 죽지 않고 버틴 것이 다행일 만큼 고통스러웠던 그 후의 1년 반이었다. 그래서 나는 돌아가려는 것이다. 21년의 봄으로. 그때로 돌아가서 그토록 바라던 친구 사귀기를 용기를 내서 성공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이 마냥 쉽게 성공하진 않을 일이라는 것을.

솔직히 현재의 나도 내가 인간관계를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 21년의 내가 그토록 바라던 '용기 내서 친구 사귀기'라는 과제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데도. 그 이유는 아무래도 '인간관계에는 정해진 것이 없어서'인 듯했다. 21년의 내가 몰랐던 사실은 인간관계는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해도 친구 같지 않을 수도 있고, 아무리 만나는 횟수가 적어도 친구일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인간관계가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도 쉽게 정의 내리고 싶어 한다.

나는 21년의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친구들을 사귀더라도 과연 행복할지 의문이다. 지금과 달리 '인간관계의 가변성'을 깨닫지 못한 내가 다른 이유로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변해버린 현재는 지금보다 더 아플지도 몰랐다. 이것이 내가 21년의 봄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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