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나의 고1 시절 인간관계
코로나의 의한 개학 연기로 인해 짧아진 2주 간의 여름 방학이 끝나고, 9월의 시작과 함께 2학기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나는 학교에 갈 수 없었다. 코로나가 다시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2학기의 시작을 등교가 아닌 온라인으로 하게 되었다. 2주 간의 온라인 수업이 끝나고 2학기 처음으로 등교 개학을 하게 된 9월 21일, 이 이야기는 그때의 막막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6월 3일부터 8월 중순까지의 짧은 1학기였지만, 다행히도 나에게는 같이 밥을 먹는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내가 '너무 소극적이여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것'처럼 그 친구들도 소극적인 성격 때문인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도 나보다 적극적이었던 한 친구가 나에게 자주 말을 걸고 이를 통해 대화를 나누기도 하면서 인간 관계에 대한 나의 슬픔을 조금은 줄일 수 있었다. (급식은 주로 두 친구와 같이 먹었는데, 그중 한 친구는 나만큼 소심한 친구였고 다른 친구는 나보다는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남이 나에게 먼저 다가오는 것 보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친해지기를 바랐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야속했다. 어쨌든 같이 밥을 먹고 나서 급식실에서 반으로 걸어가는 길에 대화를 주고받았던 그 친구 덕분에 내 고등학교 1학년은 조금 우울감을 덜 수 있었다. (당시의 급식실은 코로나 때문에 칸막이가 쳐저 있어 급식실에서는 쉽게 대화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등교 개학이 시작된 9월 21일로 돌아오면, 이 날도 나는 같이 밥을 먹던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기 위해 밥을 받고 나서 급식실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전과 달리 먼저 밥을 받은, 밥을 같이 먹던 그 친구들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한참을 둘러 보았지만 그들은 보이지 않았고, 결국 나는 급식을 혼자서 먹었다. 그런데 급식을 혼자 먹던 도중 혼자가 된 막막함과 외로움으로 인해 앉아있는데도 달리다 온 것처럼 숨이 차올라 밥을 먹기가 힘들었고, 결국 밥을 다 먹지 못하고 버렸다. (나는 원래 급식을 잔반 없이 다 먹는 성격이다.) 이때의 나는 내 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영향을 무척이나 많이 받았다. 그리고 같이 먹을 줄 알았으나 갑자기 혼자 먹게 된 그날의 나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막막함이 차올랐다.
아래의 시는 갑작스럽게 급식을 혼자 먹게 된 그 날, 학교에서 쓴 시이다.
마음 속 거리두기
사회적 거리두기는 2m라는데
내 마음 속 거리두기는 2000km이다
누군가 내 쪽으로 1km 다가오면
나는 1km 멀어져 다시 2000km를 만들고,
내가 그들 쪽으로 1km 다가가면
나는 다시 돌아와 2000km를 유지한다
아, 너무 허전하다
내 반경 2000km 안에는 아무도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2m라는데
내 마음 속 거리두기는 언제 2m가 될까...
2020.9.21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2019년 말에도 몇 편의 시를 쓰긴 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오랬동안 시를 쓰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시는 2019년 말 이후 처음으로 쓴 시이다. 이 시를 시작으로 나는 나의 슬픔, 후회, 절망, 희망, 기쁨, 깨달음에 대해 시를 꾸준히 쓰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이 시가 내 시 인생의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시를 쓰는 활동을 통해 나는 나의 이러한 감정들을 잘 다스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