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성균관에서 주최하는 제6회 전국 한시백일장에 응모하고자 작시한 초고(草稿)을 며칠간 퇴고(推敲)를 거듭한 것이다. 이번 백일장의 제목은 詠繪事後素(영회사후소)로 회사후소를 읊다 이다. 회사후소는 논어(論語) 팔일(八佾) 편에 나오는 말로, 자하(子夏)가 시(詩)에 관하여 물었을 때 공자가 회사후소(繪事後素) 즉 그림을 그릴 때는 밑바탕을 먼저 희게 하여야 한다고 알려준 말인데, 본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장식은 그다음이라는 말이다. 압운(押韻)은 辰(신)·新(신)·彬(빈)·身(신)·伸(신)이다. 시의 제목이 유교 철학적이라서 옛 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는 금삿갓으로서는 작시(作詩)하기가 수월하지는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입선의 가능성은 좀 낮아 보이지만 참가에 의의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심사 결과 발표를 보니, 역시나였다. 다행히 이번 회차에 집안 족친(族親)인 부산 한시협회 지회장인 삼송(三松) 琴鏞斗(금용두) 할배가 수상하셨다. 워낙 시재(詩才)가 뛰어나서 전국의 백일장에서 장원을 휩쓸고 다니는 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