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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Dec 16. 2023

75) 終講有感(종강유감) / 종강 유감

漢詩習作 (231215)

終講有感(종강유감) / 종강 유감

 - 금삿갓 芸史(운사) 금동수(琴東秀) 拙句(졸구)


黌傍裸木告嚴冬

횡방라목고엄동

○○●●●○◎

서당 옆의 헐벗은 나무 추운 겨울을 알리니


玉社期終備一鍾

옥사기종비일종

●●○○●●◎

옥류시사 학기말 되어 술 한 병 준비했네.


不讓濁淸通酒道

불양탁청통주도

●●●○○●●

탁주 청주 안 가리니 주도에 통했고


誰詩首唱興諸從

수시수창흥제종

○○●●●○◎

누가 시를 먼저 읊으니 흥겹게 모두 따르네.


12월이 되고 겨울이 돌아오니 각급 학교는 강의를 종료하고 겨울 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 한시 짓는 모임인 옥류시사(玉流詩社)도 잠시 한시 모임을 중단하고 방학을 갖기로 하였다. 그래서 종강을 맞은 감회(感懷)를 읊어 본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방(傍) 자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동(冬), 종(鍾), 종(從)이고, 동운목(冬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전구(轉句)의 3번 탁(濁) 자의 평측(平仄) 만을 변형하였다.

어려운 시어를 보면 다음과 같다. 횡(黌)은 글방 또는 서당이다. 횡당(黌堂)이라고 하는데 시(詩)에서는 줄여서 횡(黌)이라고 한다. 나목(裸木)은 잎이 떨어져서 헐벗은 나무이다. 오사(玉社)는 우리의 한시(漢詩) 모임인 옥류시사(玉流詩社)의 준말이다. 사(社)는 사람들의 모임을 주로 나타낸다. 회사(會社), 결사(結社) 등이다. 불양(不讓)은 사양하지 않는 것이다. 태산불양토양(泰山不讓土壤 : 태산은 흙덩이를 마다하지 않고),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 :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가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탁청(濁淸)은 청탁(淸濁)을 평측(平仄)에 맞추기 위해서 거꾸로 썼고, 청주와 탁주의 준말이다. 통주도(通酒道)는 술 마시는 도리에 통달한다는 것이다. 이태백(李太白)의 시(詩) <월하독작(月下獨酌)>에 “삼배통대도(三盃通大道 : 석 잔이면 큰 도에 통하고), 일두합자연(一斗合自然 : 한 말이면 자연과 합한다.)”이란 구절이 있다. 술을 마시면서 도(道)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것이다. 수창(首唱)은 우두머리로서 주창하는 것이다. 시에서는 먼저 읊는 것이다. 제종(諸從)은 모두 따르는 것이다. 종강을 하고 종강 파티 또는 송년회에서 흥겹게 마시고 흥겹게 시를 읊어 보자는 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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