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대한(大寒)을 지나고 절기상으로 겨울의 끝자락으로 가는 시기의 감회(感懷)를 지은 것이다. 입춘이 다가오는 시점이지만 그래도 추위는 아직 우리 주위에서 물러나지 않고 언제 다시 그 기세를 몰아 엄습(掩襲)할지 알 수가 없다. 이 시는 기구(起句) 2번 자인 동(冬)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심(深), 심(心), 심(尋)으로 침운목(侵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기구(起句)의 1번 자인 계(季) 자와, 승구(承句) 5번 제(除) 자의 평측을 변경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평측(平仄)의 전범(典範)을 지켰다. 어려운 시어는 별로 없다. 계동(季冬)은 늦겨울로 음력 섣달이다. 누옥(陋屋)은 누추한 집이다. 견폐(犬吠)는 개가 짖는 모양이다. 삼경(삼경)은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를 말한다. 노수(老叟)는 늙은이다. 유우(幽憂)는 속으로 걱정하는 것이다. 이(以)는 까닭이란 뜻이다.
전체적으로 대한을 지나서 입춘을 기다리는 계절이지만 누추한 집은 단열이 부실하여 집안이라도 추위가 한창이다. 길고 추운 밤에 잠도 잘 안 드는데 머리 개 짖는 소리가 들리면 잠이 달아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늙은이는 잠도 안 오고 이런저런 근심을 하다가 뜰에 매화가 걱정이 된다. 그래서 문을 열고 달 빛 아래 안뜰의 매화를 살피러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