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요리에 우리나라의 닭죽과 흡사한 것이 있다. 바로 아로즈 칼도(Arroz Caldo)이다. 이름은 스페인어 Arroz(쌀)와 Caldo(국물)에서 유래되었다. 필리핀에서 원래는 모든 종류의 쌀죽은 타갈로그어로 루가우(Lugaw)라고 했지만, 닭고기를 사용하고 생강을 많이 넣은 특정 종류의 루가우를 아로즈 칼도로 이름하게 된 것이다. Arroz Caldo는 스페인어로 “국물 밥”을 뜻하는데, 스페인어 요리 Arroz Zaldoso에서 유래되었다. 필리핀에서는 생강을 많이 넣고 볶은 마늘, 파, 검은 후추를 첨가한 쌀과 닭고기 죽이다. 보통 레몬 보다 더 산도가 높은 칼라만시나 생선 소스인 파티스를 양념으로 곁들이거나 삶은 달걀도 곁들인다. 우리나라에서 홍화(紅花)라 불리는 Safflower(Kasubha)를 더해 요리의 특징적인 노란색을 내기도 한다.
아로즈 칼도는 필리핀 요리에서 편안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죽이니까 소화에 부담도 덜하고 요리도 편한 것이다. 보통 아침 식사로 먹으며, 추운 날, 비가 오는 날씨, 그리고 아플 때나 침상에 누워 있는 사람들이 먹는다. 모든 죽이 그렇듯이 식으면 음식이 응고되므로 따뜻할 때 먹는 것이 최고다. 식었을 경우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약간의 물을 더 부어서 다시 데울 수 있다. 필리핀 항공은 기재식으로 특히 아로즈 칼도(Arroz Caldo)로 잘 알려져 있으며, 들리는 소문에는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