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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삐 Jan 08. 2022

48. 새해 선물

#임신33주 #임신34주 #자본주의의 노예

#새해 선물


몇 개월 전부터 위시 리스트에 있었던 바로 이 스카프. 평소 스카프에 별 관심이 없는데 이 제품은 이상하게 사고 싶어서 백화점을 몇 군데 갔었다. 가는 곳마다 지난 모델이라 매장에 없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12월 31일 밤, 남편이 새해 깜짝 선물이라며 쇼핑백 하나를 슬그머니 내밀었다. 이걸 사기 위해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까지 다녀왔다는 말에 눈물 펑펑.

실제로 보니 더 고급스럽고 우아하고.. 최고다.

산후조리원에 갈 때도 가져가서 맬 거라고 말은 했지만, 아까워서 못할 듯?! 어쨌든 남편, 고마워!

새해 첫날, 아침으로 떡국을 먹으며, 남편과 새해 덕담을 주고받았다.

올 한 해도 건강하고 싸우지 말고 순둥이 열심히 잘 키워 보자고.

이제 33일 후면 순둥이를 만난다. 녀석의 생김새는 어떨까, 성격은 누구를 닮았을까, 잠버릇은 있을까, 키는 클까, 눈은 날 닮았을까 ……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내 눈에는 순둥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겠지만

욕심이 있다면 눈이랑 피부만이라도 아빠 대신 날 닮았으면……




#네, 같은 발 맞아요

(위) 31주, (아래) 34주


무심코 발을 내려다보다 오른쪽 발의 복숭아뼈가 없어진 걸 보고 놀랐다. 31주에도 발이 부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까 그때는 날렵한 편이다. 나날이 소멸하고 있는 뼈.

그동안 맘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면서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일'이 있었다. 예를 들어 입덧이나 체중 증가, 튼살, 소화불량, 불면증, 허리 통증, 붓기와 같은 증상 말이다. 어떤 근거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순탄한 임신 기간을 지낼 것만 같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바람인지도.

대부분의 임산부들이 경험했던 증상을 비슷한 주수에 겪으면서 '나도 어쩔 수 없는 임산부인가 봐'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날이 지날수록 커진다. 출산하려면 아직 한 달이나 남았는데 얼마나 더 큰 변화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수술 전에 응급 상황이 생기는 건 아닐까. 제왕절개 수술 후의 고통은 얼마나 끔찍할까.




#출산일 확정

새해 첫 월요일인 1월 3일, 오전에 진료가 있어서 산부인과를 찾았다. 진료 전 몸무게를 체크하는데 2주 동안 2kg이나 늘었다. 애기가 많이 커서 그런가 싶었는데, 애기는 2주 동안 300g이 늘었다. 나머지는 내 살이라는 이야기다. 여하튼 순둥이는 체중, 배 둘레, 다리 둘레, 머리둘레 다 평균치로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었다.

출산 날짜를 확정했다. 선생님은 안전하게 38주 이후로 날짜를 잡자고 제안했지만, 입춘 전(2월 4일)에 낳아야 소띠 맘이 되기에…… 2월 3일로 확정했다.

2월 3일이면 37주 6일째이니 위험하지는 않겠지……

그전에 이벤트가 생겨서 응급 제왕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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