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
어릴 때 종종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다.
지금 시점에 한번 더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의 대상은 [30살의 나]이다.
나이는 만 30살.
지금 내 나이로부터 3년 뒤.
3년 뒤의 시점은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먼 미래 같다. 26살(만 25세)에 삶의 불완전성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를 한적 있는데, 그 깨달음으로 매 해가 다르게 나에게 다가올 것임을 알기에. 당장 내년도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이 예측을 할 수 없는 3년 뒤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기로 한다.
30살의 나에게.
무엇을 하며 살아가니?
쫒던 나비는 찾았니?
나는 잘 지내고 있어.
가지고 싶은 나비를 위해
열심히 탐구하고 공부하며,
하루하루를 착실히 살아가.
30살이면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자리를 잡았을까 묻고 싶지만, 아닐 수도 있을 거 같기도 해. 내 자리가 생겨도 그 자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까. 내가 쫓던 나비들이 나에게 안정감을 준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
그럼에도 열심히 쫓아가고 있어.
나비는 나이마다 다르게 발견되니까.
30살이면 새로운 나비를 쫓고 있겠구나.
30살에 쫓고 있는 나비는 어떻게 생겼니.
지금의 내 나비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는 푸른 나비인데, 곧 사라질지도 모를 거 같아서. 미래에는 잘 있는지 궁금하다. 푸른 나비를 제대로 쫓은 지 1년이 조금 지났네. 그 1년을 하루에 쏟았지만 나비를 잡지는 못했어. 그래도 곧 잡을 수 있을 거 같아. 미래의 나는 그 여부를 알고 있지? 부럽다.
종종 불안감을 느껴. 30살의 너도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니? 느껴도 지금의 나보다는 현명하게 대처할 것 같아.
어릴 때 엄청 우울한 기분에 사로 잡혀 끝도 없이 가라앉던 시절에, 30살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잘 버티고 살아있구나. 대견해.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
30살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뭐였을까. 어릴 땐 30살이 되면 진짜 어른이 될 거라 생각했나 봐. 30살의 숫자가 너무나 크게 보였던 거지. 하지만 숫자는 그냥 숫자일 뿐이란 것을 알아.
지금 27살은 여전히 아이 같고 불안정하며 가끔 내 인생에 가장 천진난만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오로지 푸른 나비를 쫓고 있는 모습에서 책임감보다는 순수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보여.
30살의 나를 27살에 떠올려보면 사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살면서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림으로 떠올리고 살지 않아서 그런 걸까. 그냥 까만색이야. 지금의 나는 녹색에 노란색이 섞인 세상인데, 30살의 세상은 어떤 색일까 궁금해.
30살에 다채로운 색의 세상에 살기 위해 27살, 28살, 29살을 다양한 나비를 쫓고 발견하고 또 찾아보며 보낼게.
30살의 나야,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가장 부러운 게 너다. 난 어린 시절보다는 미래를 항상 동경하며 살았던 것 같아. 과거로 돌아가기보다는 미래로 나아가고 싶어.
그러니 멋지게 자라 있길 바라.
항상 건강하고 아프지 말고
가족들과 친구들과 잘 지내고
삶을 천진난만하고 재미있게 살고 있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