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쉬어간 날
오늘 하루 아주 잘 쉬어주었다.
나를 억누르지 않고 나의 본능 그대로의 하루를 보냈다.
많이 먹고 많이 잤으며, 본능에 충실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일력 앱을 결제했다.
하루에 한 문장을 알려주는데. 그 글을 읽고 든 생각은 이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뜻밖에 완전히 색다르고
새로우며 놀라운 알프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일요일이었다.
헤르만 헤세의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 중의 한 문장이다.
맥락은 잘 모르겠지만, 일요일. 나도 나의 새로운.
아니 어쩌면 알지만 외면했던 모습을 보았다.
반나절을 자고, 폭식을 하고.
또 아빠가 데려왔다던 강아지를 보며,
20년 전 떠나보낸 가아지가 생각이 나 눈물이 났다.
나의 있는 그대로의 날것의.
억누르는 게 익숙하던 나와는 완전히 색다르고
놀라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일요일이었다.
오랜만이다.
종종 아니 한 달에 한 번은 이런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중에 드는 생각은
새로 맞춘 안경이 생각보다 잘 안 보인다.
눈이 적응하는데 오래 걸리는지, 세상이 종종 흐릿하다.
예전 안경은 잘 보이는데, 왼쪽 눈이 거의 시력이 없었고
지금 안경은 잘 안 보이는데, 왼쪽 눈의 시력을 사용하고 있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
얼른 돈 벌어서 스마일 라식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