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지고 있는 거냐고 또 물으신다.
그리고 나는 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몇 번을 설명해도 아빠는, 나의 불안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더 깊은 이야기도 없이 그저 나의 증상에 대해만 설명을 했을 뿐 그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빠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아빠는 본인이 이해하지 못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줄 알았지만
이따금 왜 이렇게 감기가 오래가냐,는 식으로 내가 병원을 다녀오는 날이면 약봉지를 보고 묻고,
그럼 나는 약봉지를 그저 내려놓은 후 아무런 대답 없이 웃음으로만 아빠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내가 답답하다는 눈빛이었지만 아빠는 더는 묻지 않는다.
그게 아빠의 나름대로의 배려일지도, 이야기해 달라는 신호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앞으로도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으리란 다짐을 한다.
나아지고 있는 거냐고, 그건 내가 내게 되묻는 말이고
여전히 정확한 답을 내게 받지 못한 어려운 질문이라
아빠가 아닌 다른 누구에게도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