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더 많이 떨어지는 땀이 더는 부끄럽지 않아 졌다.
유독 몸에 열도 많고 흘리는 땀도 많은 체질이라
다른 이들이 보다 적게 움직여도 더 많이 지치는 스스로가
부끄럽고 한심하게 여거진적이 많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천성임에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신이 싫어서.
그래서 다른 이들의 시선이 잠시 한눈을 팔고 있을 때만을 노려 내가 그린 땀얼룩을 숨기듯 훔쳐내곤 했었다.
오히려 대놓고 훔쳐내면 되지 않냐 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대놓고 꽂히는 시선이 꽤나 무거워 팔을 잘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달까.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곧 삼 개월이 다가오면서 패딩을 입고 센터로 향하던 날씨는 이제 가벼운 바람막이정도만 입고 향해도 따뜻해진 건 그만큼 운동을 하면서 흘리는 땀 또한 많아진다는 신호였다.
후드득. 시작하고 십 분이 지났을까 두자세정도 취했을까.
이마에 맺히던 굵은 땀방울이 바닥으로 저항 없이 떨어졌다.
한번 바닥으로 떨어진 땀방울은 댐이 무너진 듯 끊임없이 몸을 타고 흘러 바닥으로 내리 꽂혔다.
고개를 들어 올리는 짧은 순간에 홀로 퍽이나 유난스럽다,라고 말하는 시선을 어찌 무던하게 넘길까 고민하던 찰나.
잘하고 있어요,라는 말과 각자 갈길을 가는 시선들.
어찌 보면 무던한 격려일지도 모르지만 어찌 보면 다정한 위로로 닿아왔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지금 이 순간을 버텨내고 있든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그런 무던함.
운동이 끝나면 앞머리는 장마 한가운데 서있었던 것처럼 축축해진다.
급하게 겉옷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허겁지겁 빠져나오기 바빴던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그저 다시 땀을 한번 닦아내곤 함께한 분들께 인사를 건네고 나선다.
남들보다 더 많이 떨어지는 땀이 더는 부끄럽지 않아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