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어떠한 것이든 명확해야 함을, 나로서의 삶은.

by 제밍






나는 우울하고 불안한 사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사무실에 앉아있다가도 그저 밥을 먹다가도 멍하니 길을 걷다가도 친구들과 웃다가도 갑자기 문득 욱신거리는 가슴께에 가만히 있던 마음이 발아래로 추락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도 답답히 가빠지는 숨에 주먹 쥔 손이 파르르 떨리는 순간이 빈번했으니.


전에는 그래도 나름 자신 있던 잘 자는 일마저 뜬눈으로 지내는 새벽이 하루가 갈수록 잦아지면서도 그런 사람 일수도 있다고 생각만 한건 정확하게 말해주는 것이 없어서였다, 사람이든 결과지든 무엇이되었든.


본디 수학 문제처럼 명확하게 계산된 값으로 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막연하게 넘겨짚어 그렇다고 여기기엔 꽤나 섣부른 일이라서,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은 근심쟁이에겐.

그렇게 얼추 그런가 보다,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겠지.

하고 욱신거리는 가슴과 가쁜 숨을 움켜쥐고 여기저기 병원 문을 두드리며 각기 다른 약봉투를 모으길 수차례였지만 답답한 가슴을 뚫어줄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게 얼마나 서럽던지, 아무리 내일 일도 알 수 없는 삶이라지만 내가 나로 사는 삶에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억울하기도, 속상하기도 말로 다 하지 못할 정도로 이러저러해서. 더는 미루지 않고 마지막 남은 곳을 찾았다.

그리고 비록 여전히 가슴은 욱신거리고 숨은 가쁘지만 비로소 명확해졌다. 나의 이야기로부터 숨겨져 있던 꽤나 깊은 우울과 그보다 더 짙은 불안에서 피어오르고 자라난 욱신거림과 가빠오는 숨의 성장기를 들을 수 있었으니.

그 우울과 불안을 다독이고 재울 방법을 찾아가기로도 마음먹었으니.


나는 우울하고 불안한 사람이다, 이제야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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